▲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SK그룹이 지난 21일 회사가 환경·일자리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며 거둔 성과를 돈으로 환산한 이른바 '사회적 가치'를 공개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을 강조했는데 그 근거를 마련했다는 자평이다.

또한 기업별 구체적인 사회적 가치 산정 수치도 공개했다. 수치 공개에 대해 내부적인 고민이 많았다는 언급도 했다. 단적으로 대표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마이너스(-)로 나온 것이다. 이는 생산 공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환경 항목의 측정값으로 환산되기 때문인데 이게 자칫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다보면 통상적으로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주주가치와의 충돌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지적됐다.

SK관계자는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며 '마이너스가 난 부분이 있더라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SK는 자체 분류한 사회적 가치 평가 항목 중 비즈니스 사회성과의 거버넌스 항목은 '측정 방법을 계속 연구 중'이라며 '올해에는 측정 보류 상태'라고 밝혔다. 공교롭게 이날 전국언론노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과 박정훈 SBS 사장을 배임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또한 최태원 회장과 SK 3세 최영근씨, SK텔레콤 및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도 수사의뢰했다. 

이들은 "윤석민 태영회장이 SK그룹 3세인 최영근씨와 함께 지분을 보유한 '후니드'에 SBS 등 계열사의 시설과 경비, 방송제작 인력 등 각종 용역 사업을 경쟁 입찰 없이 유리한 조건에 도맡아 제공했다"며 "이를 통해 SBS 등 계열사에 최소 40억여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SK그룹 역시 계열사의 식당 사업을 '후니드'에 몰아줬다"며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후니드'의 지분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우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SK는 사회적 가치 산정에 기업 지배구조와 일감 몰아주기라는 환부를 제대로 드러내야 한다. 앞으로 이 부분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면 사회적 가치는 자칫 기업 이미지 제고용 '당의정(糖衣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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