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주민들은 거리에 나섰다.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 주민들은 집회에서 "기존 신도시의 근본적 교통대책과 도시 재생 정책으로 삶의 질을 높여 서울의 인구를 흡수하는 선순환적 도시정책을 하라"고 촉구했다. 가뜩이나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데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교통 과부화 현상이 일어날 게 뻔하다. 인프라 개선에 장기간 진척이 없으면 베드타운(bed town)화될 우려도 있다.
김 장관의 교통 대책 구상이 자질 없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인천 검단∼일산을 잇는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방안을 내놓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십년을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GTX-A 노선을 2023년 말까지 어떻게 개통할지도 두고 봐야 한다. 단순히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면피성 기자간담회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서울에 집중되는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생겨난 3기 신도시 정책. 의도는 좋으나 서울 집값을 잡으려다 경기도를 '잠자는 도시'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은 왜 거리에 나섰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1∼2기 신도시 구축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3기 신도시 발표는 아직 이른 감이 있어 보인다. 철회하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하루빨리 답을 내야 할 것이다.
송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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