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오는 2026년 대한민국은 인구 전체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된다. 지난 2000년에 '고령화사회'가 된데 이어 17년 만에 14%가 넘는 '고령사회'에 초고속으로 진입했다. 이는 일본(24년), 독일(40년) 등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봐도 매우 짧은 진입 기간이다. 반대로 15∼64세 생산연령인구와 0∼14세 유소년 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어쩌면 국가의 미래는 젊은 세대가 아닌 고령 세대에게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실버세대를 위한 서비스와 콘텐츠, 정책의 발전 속도는 더디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은 국민연금과 의료비, 간병비 등 사회보장 관련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4배 수준인 2천조엔에 육박하자 2012년 '고령사회대책대강'을 마련했다. 65세 노인도 취업을 적극 권장하고, 컴퓨터를 활용한 재택근무자 수를 늘렸다.

특히 일본은 고령층이 즐길 수 있는 '개호식품'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개호식품의 개호(介護)란 곁에서 돌봐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저작·소화 기능이 약해지는 고령층을 위해 2015년부터 씹는 힘과 삼키는 힘의 상태에 따라 8단계로 구분된 '스마일케어식', '유니버셜디자인푸드(UDF)'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개호식품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인용', '65세 이상' 대신 '부드러운 음식', '몸에 좋은 식단(야사시콘 다테)' 등의 명칭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2016년에 고령친화식품 관련 국책과제를 통해 식품 개발에 나섰고 이듬해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을 마련했다. 올해 1월에서야 식약처가 개정안을 통해 식품 기준 및 규격 고시에 고령친화식품을 신설했다. KS는 고령자의 치아 상태에 따라 씹는 능력을 고려해 치아 섭취, 잇몸 섭취, 혀로 섭취 등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영양성분 함량과 경도, 제조·가공 기준을 만족해야 인증을 부여한다.

초고령사회까지 단 7년.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실버산업이 '각광'받는다는 평을 받기에는 어쩌면 늦은 감이 있다. 고령화 선배 격인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안전하게 초고령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식품부터 서비스, 문화, 주거, 금융까지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준비와 함께 업종 간 연계를 통해 실버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확립을 추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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