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등의 신기술 펀드 운용 본격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이은실 기자] 증권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과 5G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등 각종 신기술들이 도입되며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업계의 판도가 새로운 신기술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고도화해 적용하는가에 따라 생존을 좌우하는 키워드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전문가 수준의 판단력과 순발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로보어드바이저(RA) 규제 완화 조치를 담은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면서 오는 7월부는 AI와 머신러닝 등의 기술만으로 펀드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증권사 창구를 찾지 않고도 비대면 계약과 펀드 운용, 일임재산 수탁 운용 등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의 개입없이 프로그램만으로 투자를 결정해 펀드 상품을 운용하는데 이를 '로보 펀드'라고 부른다.

로보 펀드는 사람의 개입 없이 오로지 프로그램으로 투자 결정이 이뤄진다. 다양한 가격 및 시장 변수에 기반해 투자 종목과 비중을 자동 산정하는 알고리즘과, 알고리즘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양대 축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운용 중인 로보 펀드는 총 15개로 집계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은 2016년 4월, 최신 상품은 지난해 3월에 출시됐다. 유형별로는 해외채권혼합형(5개), 글로벌주식형(3개), 해외자산배분형(3개), 국내주식형(2개), 자산배분형(1개), 해외주식혼합형(1개) 등이 있다.

관심은 이 같은 로보 펀드들이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와 비교해 얼마큼의 수익률을 내고 있냐는 점이다.

올해 기준으로 보면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로보 펀드는 15개 중 8개로 조사됐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종목들을 살펴보면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이 20.9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17.04%포인트보다 다소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를 AI가 분석•평가해 종목을 추천한 것과 투자자의 성향에 맞춘 포트폴리오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종목이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NH투자증권

증권 전문가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자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정보처리 능력과 알고리즘 개발,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아직까지는 로보 펀드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않고 있다. 기존 상품에도 고객들의 돈이 몰리고 있는 데 굳이 전문 인력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로보 펀드 개발에 적극 나서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로보 펀드 운용의 핵심인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투자자들에게 자세히 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업 관계자는 “로보 펀드를 작동시키는 알고리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한계, 리스크 등에 대한 투자자 보호 강화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고객들에게 선뜻 관련 펀드를 추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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