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포인트,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역성장으로 전망 수정"
증권가, "내년 5G폰 교체 수요 기대…삼성 등, 프리미엄 시장 잡아야"

▲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30일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마이너스(-) 1%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시장이 혼란을 겪어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 번화가인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역성장을 보인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도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당초 5세대(5G) 이동통신 본격 상용화로 플러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미국 정부의 중국 스마트폰·네트워크장비 제조업체 화웨이 제재라는 암초를 만나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30일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마이너스(-) 1%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초에는 6월 이후 시장이 5G 조기 투자로 인해 활기를 띠며 미국, 중국, 한국을 시작으로 1% 성장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갑작스러운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시장이 혼란을 겪어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제재로 대략 4개를 집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업체인 영국 ARM의 협력 거부가 가장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했고 구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모두 묶은 GMS(구글 모바일 서비스) 사용 불가 방침과 RF(무선 주파수) 부품 공급 중단, 인텔 서버 반도체 공급 중단 등을 꼽았다.

화웨이의 매출 구성을 분석하면 향후 영향의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해외 시장이 51%를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매출이 안정적이라고 해도 해외 매출비중이 높은 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유럽 매출이 23%로 해외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고 있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는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응용프로그램 처리장치) 칩셋 구성을 보면 화웨이 계열사인 하이실리콘이 대부분인데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 하이실리콘 칩셋도 ARM 설계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제재가 장기화되면 사용이 불가능하게 돼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격대 구성면에서 보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가격대는 고가 제품들로 화웨이 매출의 18%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가격대의 물량이 가장 많지는 않지만 수익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가격대라고 할 수 있다. 미래 R&D(연구·개발)와 마케팅비용이 대부분 여기서 발생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게 되면 미래 재원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현재 화웨이의 선택은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독자노선을 가는 길인 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장비부문은 독자 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스마트폰 부문은 독자 생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제재가 장기화되면 분사 또는 일부 매각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어 "화웨이 매출 감소로 인한 수혜는 장기적으로 같은 가격대와 지역에서 경쟁 중인 삼성전자, 오포, 비보, 샤오미에게 일부 돌아 가겠지만 시장전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의 중심에 있는 스마트폰 시장은 '시계제로' 상태다"며 "미·중 무역 분쟁 국면에서는 화웨이와 애플은 부정적,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은 긍정적이라는 이분법적 판단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해까지 감소하다가 2020년부터 5G 휴대폰 교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2021년부터는 폴더블(접는)폰의 신규 수요도 나타나면서 증가할 것"이라며 "이 때 삼성전자가 5G 칩 및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초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도 "장기적으로 2025년 이후에는 다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감소하고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기술 경쟁력도 올라가면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은 다시 약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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