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인식, 직장문화, 아빠 육아의 고충 및 향후 제도 개선 방향 등 다양한 의견 나눠

▲ 육아 아빠들 만난 김정숙 여사.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3일 오후 용인 가족센터에서 육아휴직 중이거나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아빠들과 '아빠 육아휴직'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육아웹툰 '그림에다'의 작가 심재원 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업 재직자와 북유럽 국가 출신 아빠 등 12명이 자녀들과 함께해, '아빠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직장문화, 아빠 육아의 고충 및 향후 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북유럽 순방을 앞두고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라테파파(한 손에는 라테를 한 손에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를 칭하는 말)'들을 함께 초대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는 김정숙 여사와 참석자들이 각국의 육아휴직 제도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지향하는 북유럽의 삶과 문화를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보내온 육아휴직 설문지 답변에 따르면, 박찬원(35)씨는 "남성 육아휴직을 상상도 못한 시절을 지나온 간부급 이상은 아빠 육아휴직에 부정적인 것이 현실"이라며 "세대 간 격차를 줄이는 사회적 합의와 기업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에 매몰돼 가족과 점차 멀어지는 선배들의 현실을 보면서 육아휴직을 결심했다"는 손정환(40)씨는 "육아휴직을 통해 아이들과의 관계가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변했다"며 "아이들에 대해 미안함 대신 자신감이 생겼다. 최소 6개월의 아빠 육아휴직이 의무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무하는 부서의 '첫 남성육아휴직자'였다는 신용진(37)씨는 "제도에 앞서 남성 육아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있어야 더 많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육아휴직을 했다는 어진원(40)씨는 "육아휴직이 승진 불이익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지 않는 직장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육아휴직 경력을 군복무나 교육연수 경력에 준해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녹색어머니회, 책맘봉사 등 '엄마' 중심의 학교 참여 프로그램들에 남성 참여가 자연스러워지도록 용어부터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봉울(32)씨는 "예비군이나 민방위 교육 시 남성 육아휴직이나 아빠교육"을 제안하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의 패널로 이름이 알려진 패트리(34)씨는 "핀란드에서는 면접할 때 결혼 및 출산계획을 묻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남성의 자녀돌봄 참여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직장생활에 성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후 '육아의 대기선수'라는 수동적 위치에서 벗어났다는 요한 페르손(41)씨는 "스웨덴에서는 아빠만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지는 '3개월 육아휴직 아빠할당제'와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는 노력 등으로 아빠의 75%가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며 "스웨덴에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 를 강화, 휴직기간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등의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분위기 변화에 힘입어 민간부문(공무원, 교사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 제외)의 남성 육아휴직자 꾸준히 증가, 2018년 기준 1만 7천662명(2017년 대비 46.7% 증가, 5년 전인 2013년엔 불과 2천293명)로 전체 육아휴직자 중 17.8%를 차지했다.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휴직자 첫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로, 월 상한액을 2017년 7월 이전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려 '두 번째 휴직자'의 대부분인 남성 육아휴직 참여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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