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하나금투 증자로 질서개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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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증자를 통한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에 나서고 있다.

먼저 신한금투는 2018년 기준 자기자본 3조 3,641억원에 6,600억원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를 넘겨 초대형 IB 기준을 맞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이달 4일 청약 예정이던 계획을 2개월 미뤄 8월 5일로 순연하긴 했지만 여전히 진행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미 작년 한해 두차례 증자로 1조 2천억원을 추가 확보한 하나금투 또한 7천억원 남짓 증자에 성공하면 초대형 IB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회사에서 공식 일정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증자 진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다.

모든 업권마다 경쟁관계는 있게 마련이지만, 증권업계만큼 서열과 숫자에 민감한 곳도 흔치 않다. 영위하는 비즈니스가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백화점식으로 비슷하다는 점과 명쾌한 업계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점이 끊임없는 경쟁을 부채질한다.

"증권업계 1위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 처음에는 자본규모가 월등한 미래에셋대우를 꼽겠지만, 수익 관점에서 보면 올 1분기 증권사 유일 2,000억원대 순이익을 낸 한국투자증권이 1위다. 사상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며 한국투자증권을 바짝 쫓는 NH투자증권도 언제나 1위 후보다.

IB업계에서 발군의 실적을 보이며 내부 승진을 통해 사장 자리에 오른 NH 정영채 사장은 경력 기간동안 2등이라는 걸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 NH가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은 오랜 기간 광고를 통해 영위하는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에서 1등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회사다.

자기자본 4조를 이미 달성한 회사에는 삼성증권과 KB증권도 있다. 삼성증권은 임직원들의 컴플라이언스 내홍으로 잠시 침체된 분위기지만, 다른 어떤 산업군에서도 TOP3에 들지 않는 분야가 없는 만큼 현재의 지위에 만족하기 어렵다.

KB증권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이미 외형은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은행업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신한과의 관계를 생각할때 신한금투의 증자 소식에 무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참고로 대형 IB들이 진입하려 애쓰는 발행어음 시장엔 한국투자, NH, KB만이 발을 담그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증권사들의 외형 경쟁이 다시 불을 뿜는건 증권업의 쇠퇴에 따른 생존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증권사들의 주요 수입은 위탁매매, 투자은행(IB), 자기매매 등이다. 과거 증권사들이 천수답식 영업을 한다고 했던 건 시장 상황에 따라 매매가 활발해지면 곳간이 차고, 그렇지 않으면 굶주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HTS수수료 평생 무료가 넘치는 업계 환경에서 위탁매매를 통한 이익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수익의 감소분은 IB와 자기매매로 메울 수 밖에 없다. 실지로 1분기 증권사 실적에서 자기매매 비중은 높아졌다.

고객의 자산관리 즉 WM(Wealth Management)도 한 축이지만 투자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두기 쉽지 않다. 투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영리해진 고객들이 지점 창구에서 커피대접을 받으며 투자에 나서는 사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점은 줄고 대형화라는 명목으로 통폐합되는 이유다.

이런 때에 발행어음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진출하기 위해 대형사들이 안간힘을 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 모집이 가능하다. 자기자본이 커야 대형 IB도 되고 기업어음 발행 한도도 커지니 대형화가 답이다.

또한 IB업무를 해나가는데 대형화로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추세다. 리스크를 지고 비즈니스를 하는 업무 특성상 만에 하나 위기상황시 충격을 흡수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주요 고려사항일 수 밖에 없다.

증권사들은 각 사업부에서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경쟁한다. 회사에서 가용할 수 있는 위험자본(Risk Capital)은 정해져 있고, 어떤 프로젝트가 더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될 지 자체 경쟁을 해야한다. 회사에 자본이 많을 수록 다양한 사업을 벌일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 대형사 IB본부장은 "갈수록 팍팍해지는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그리고 경쟁을 통한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통해 업계의 지각변동은 반길만한 일" 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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