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경영권 분쟁 두고 조원태 회장과 거래 가능성 제기돼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물컵 갑질’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현민(36) 전 대한항공 전무가 불과 14개월만에 아무런 사과없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아 한진그룹 전체에 유·무형의 손실을 입힌 오너 일가가 반성이나 자숙없이 가족내 갈등 해결의 방편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데 따른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아 서울 소공동 한진칼 사옥으로 출근했다. 한진칼 사옥에는 조 전무 사무실이 따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지난해 4월 ‘물컵 갑질’ 사건이 알려진 지 열흘만에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책임을 물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했다.
당시 조 전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여객마케팅부 전무 직책과 진에어 부사장(마케팅본부장),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부사장, KAL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부사장 등 직책을 맡고 있었다.
이후 '물컵 갑질' 사건에 대해 특수폭행·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법적인 처벌은 피했다.
하지만 조 전무는 조양호 회장 별세 두 달만에 스스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조 전무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것과 일종의 딜(?)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삼남매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한편 조 전 전무는 이날 한진칼 전무로 그룹 경영에 복귀한 뒤 앞으로 그룹사 차원에서 진행하던 사회공헌(CSV) 활동을 통합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분야는 그룹의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항공·여행·물류·IT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수익모델을 수립하는 활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 전무의 복귀는 오빠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인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관측됐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 전무의 복귀와 관련해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호길 기자
hg@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