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경영권 분쟁 두고 조원태 회장과 거래 가능성 제기돼

2018년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물컵 갑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물컵 갑질’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현민(36) 전 대한항공 전무가 불과 14개월만에 아무런 사과없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양호 회장 사후 삼남매간 벌어지고 있는 상속·경영권 문제를 두고 조원태 회장과 일종의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아 한진그룹 전체에 유·무형의 손실을 입힌 오너 일가가 반성이나 자숙없이 가족내 갈등 해결의 방편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데 따른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아 서울 소공동 한진칼 사옥으로 출근했다. 한진칼 사옥에는 조 전무 사무실이 따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지난해 4월 ‘물컵 갑질’ 사건이 알려진 지 열흘만에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책임을 물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했다.

당시 조 전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여객마케팅부 전무 직책과 진에어 부사장(마케팅본부장),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부사장, KAL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부사장 등 직책을 맡고 있었다.

이후 '물컵 갑질' 사건에 대해 특수폭행·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법적인 처벌은 피했다.

하지만 조 전무는 조양호 회장 별세 두 달만에 스스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조 전무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것과 일종의 딜(?)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삼남매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한편 조 전 전무는 이날 한진칼 전무로 그룹 경영에 복귀한 뒤 앞으로 그룹사 차원에서 진행하던 사회공헌(CSV) 활동을 통합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분야는 그룹의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항공·여행·물류·IT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수익모델을 수립하는 활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 전무의 복귀는 오빠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인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관측됐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 전무의 복귀와 관련해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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