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미명하에 집단자위권 행사 등 우편향적인 외교ㆍ안보 정책을 펴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로 대표되는 일본 지도층에 대해 따끔한 내부 충고가 나와 주목된다. 전범국 일본이 과거 역사를 부정하고 침략을 미화하는 역사인식을 갖고는 국제사회 에 기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크게 사죄를 하고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한국을 방문 중인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는 지난 2015년 있었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당시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출연했고 총리가 사죄했는데 이 문제를 다시는 꺼내지 말라는 식으로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이는 피해자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기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양심적 지도자이자 지식인의 자세여서 긍정 평가된다. 한 맺힌 세월을 산 위안부 할머니들의 청춘과 명예를 단 돈 몇 푼으로 상쇄하겠다는 저의는 세계인의 양심에 비춰 가혹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역사적 사실은 지우려 한다고 지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입맛에 따라 왜곡하고, 없던 일처럼 꾸미고자 하면 거짓을 부른다. 종국에는 신뢰를 잃게 된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에서 비롯된 일본의 단순한 도덕적 잣대는 민족 감정을 자극할 뿐이다. 이는 과거 우리가 자주 경험했듯 과거사 이슈를 정치도구화해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양국의 보수진영을 강화시킬 뿐이다.

한·일은 일의대수(一衣帶水), 옷의 띠만큼 좁은 간격을 둘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마땅히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만 개선되면 호혜정신으로 공동발전 할 사이다. 일본은 레이와 시대에 공동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한·일 신시대를 여는 협력체제 구축에 나서야 한다. 일본은 하토야마 전 총리의 충고대로 성노예 위안부 전쟁범죄에 대해 진솔한 사죄와 배상을 함으로써 '한·일 신시대'를 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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