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번 시위는 폭동" 규정 vs 인권단체 "과잉진압이 사태 악화시켜"

▲ 4일 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0주년 기념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높이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홍콩시민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인 인도 법안' 저지 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13일 홍콩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도심 시위로 7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이 7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수만 명의 홍콩 시민이 입법회와 정부청사 건물을 둘러싸고 '범죄인 인도 법안' 저지 시위를 벌였으며 입법회 출입구를 봉쇄한 영향으로 당초 예정됐던 법안 2차 심의가 연기됐다.

부상자 대부분은 시위대였지만 일부 진압에 나섰던 경찰과 취재하던 언론인 중에도 부상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한 방송국 차량 운전기사는 시위 현장을 지켜보던 중 경찰이 쏜 최루탄을 가슴에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병원 치료 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입법회 건물을 둘러싼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오후 4시 무렵부터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최루액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는 13일 논평에서 일부 시위 참가자가 폭력적인 수단으로 보도블록 등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스테판 로 홍콩 경무처장 역시 "시위대는 날카로운 금속막대를 사용하고 벽돌을 경찰에게 던졌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이번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했다.

반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경찰이 평화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에게 최루탄과 최루액, 고무탄 등을 사용한 것은 과잉 진압으로 심각한 부상이나 심지어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홍콩 경찰의 과잉진압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SNS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 의하면 실제 전날 시위에서 경찰이 쓰러진 시위대에게 곤봉을 휘두르고 구타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얼굴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진도 게재돼 과잉 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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