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익 기자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요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목사) 대표회장의 '문재인 대통령 하야 요구'가 정치사회적 이슈로 회자되는 어이없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전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다가는 대한민국이 없어지지 않겠나. 나라가 망하기 전에 지켜야겠다"며 "문 대통령이 연말까지만 하고 스스로 청와대에서 나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물론, 같은 기독교 내에서도 전 회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논평이 없다.

한기총은 본래 한국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황교안 대표와의 특별한 관계가 반영된 결과로 황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전 회장을 찾았고,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황 대표에게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이런 과정에서 황 대표와 전 회장 사이에는 암묵적 동지 관계가 형성된 셈이라 쉽게 비판의 말을 쏟아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연일 언론에 한기총이 기독교 대표 보수교단이라고 회자되는 것에 노이즈 마케팅 효과는 있어 보인다.

때문에 전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연달아 외치며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됐다”고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1일 릴레이 단식기도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전 회장의 발언과 행동은 비성경적인 괴변이며 막말의 수준을 넘은 저주와 악담으로 다분히 개인적인 정치 행보로 보인다.

개신교 시민단체도 한기총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0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모든 언론이 전 목사의 비상식적 발언을 무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기총은 현재 한국 교회에서 규모 1~4위를 차지하는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백석(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가 탈퇴 한 가운데 군소교단들의 집합체로 전락 됐다. 때문에 한국 기독교인의 약 70%는 이들과 무관하다는 얘기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역시 "한기총에는 일부 군소 교단과 단체들만 남아 있는 상태로 한국교회 연합조직의 대표성이 없다"고 밝히고, 교계 여러 단체 역시 “한기총은 한국 교회 안에서 정치적으로 치우친 소수집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한기총의 입장을 기독교계의 일반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성을 상실한 한기총이 "극단적인 혐오나 이념지향적인 발언을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한기총의 활동을 자신들의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일부 정치 세력과 언론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보수 정당과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기총 내부에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도 성명서를 내고, "전 목사는 더 이상 기독교인을 욕보이지 말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대표회장직을 속히 사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기독교계 원로인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지난 7일 "전 회장이 기독교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목사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한기총 해체’ 운동을 펼쳐 왔다. '교회개혁실천연대'도 "한기총은 한국교회와 역사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12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가 "전 목사가 지난 연말 목회자 집회에서 청와대 진격을 선동했다"며 전 회장을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광훈 목사를 보면서 상상되는 사람이 한명 있다. 바로 국정농단의 주인공인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이다.

최태민은 무당, 승려, 목사 등 복잡한 이력을 가진 인물로 육영수의 음성을 들었다며 박근혜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신이 미륵이라며 영세교를 만들어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목사라고 불리는 사람들 가운데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성직인 목사가 아니라 스스로 직책을 목사(선지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상대방을 사람을 존중해서 사장님이나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성경에서 선지자는 왕이 부패하였을 때 하나님의 응답을 듣고 왕에게 직접 가서 죄를 회개시키고 예언을 하는 사명을 맡았다. 하지만 그때에도 많은 거짓선지자들이 출연 했다.

거짓선지자는 사리사욕을 위해 거짓으로 자기를 하나님의 선지자라고 하는 자, 거짓으로 예언한 자를 가리키며 거짓교사, 거짓사도, 거짓그리스도에 대하여 주의할 것을 여러 번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나라가 어렵고 위기에 처했을 때 많은 목사와 교인들은 기도와 신앙으로 때로는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고난을 인내하며 견뎌냈다.

일부 직업이 목사인 무리들 때문에 작금(昨今)에 일어나는 사회적 분란과 정치적 갈등으로 교회가 나라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가 교회를 걱정하는 세대가 된 것에 대해 그들은 반성해야 한다.

더욱이 이러한 혹세무민 (惑世誣民)하는 세력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바라는 집단이 있다면 현명한 국민들과 기독교인들은 그들에게 적정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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