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초·중·고 교육은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만 '성공인생'이 담보된다고 믿고 올 인하는 것이다. 학력·학벌 사회의 단면이다. 선진국의 경우 대학졸업 여부와 상관없이 임금이나 사회복지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독일이나 네덜란드, 핀란드의 대학진학률은 30-40%에 불과하다.

우리는 어떠한가. 80% 안팎이다. 일부 학생은 최고학부인 대학생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적 수준과 교양이 수준이하인 경우도 적잖아 깊은 회의감을 갖게도 한다. 학문연구를 위해 대학에 갈 필요가 있는 사람 이외에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내고 그 직업에 어울리는 직업교육을 위한 고등학교와 전문대학 교육이 필요한 것이지, 온 국민이 4년제 대학 진학에 몰입하는 것이 정상적인 교육 시스템인지 의문이다.

'학력 인플레'의 폐해가 짙다. 한국은 고졸자의 대학진학률과 청년층의 대학교육 이수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대졸자 취업률은 60% 대에 불과하다. 미국은 '완전 고용'에 가깝고, 일본도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결과 지난달 1일 기준 대졸자 취업률이 98.0%로서 대졸자 취업상황이 아주 좋은 편이어서 우리와 대조적이다.

어디 이뿐인가. 명문대 진학을 과도한 사교육은 공교육 붕괴를 부른다. 2017년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한 해의 사교육비는 18조 6천223억 원이며, 초·중고생의 사교육 1인당 지출비는 27만 1천원, 평균 참여율은 70.5%란다. 이해가 쉽도록 비교하자면 555m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잠실 롯데월드 타워의 공사비가 3조 8천억 원 들었으니까 이런 세계적인 빌딩을 매년 5개씩 짓고도 남는 액수다.

마침 정부가 드론학과·반려동물과 등 신산업 수요에 맞춰 학과를 개편하는 직업계고등학교에 총 500억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긍정 평가할 일이다. 교육부는 직업계고 학과개편 지원 대상으로 91개 학교 125개 학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학과개편을 통해 직업계고의 취업역량 강화가 이뤄지고, 직업교육의 매력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전문계고 등에 진학해서도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미래세대들에게 심어주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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