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입점으로 외국인 고객 매출 증가세 '뚜렷’
내국인 '원정 쇼핑족'도 늘어…'앵커 테넌트' 역할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면세점 동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무역센터점 외국인 고객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9% 늘었다. 사진=현대백화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면세점 동거(同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건물 8∼10층에 위치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끝낸 외국인들이 아래층에 있는 백화점까지 찾는 '샤워효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무역센터점 외국인 고객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9%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고객이 몰리며 같은 기간 외국인 고객 수는 29.1% 증가했다. 특히 일본인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58.1% 늘었으며 이어 태국(51.6%)·유럽(50.4%)·중동(49.7%)지역 순으로 증가했다. 면세점 매출 큰 손인 중국인 고객 매출은 24.1% 신장하는데 그쳤다.

외국인 고객 증가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체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면세점 오픈으로 영업면적은 1만6천101평에서 1만2천798평으로 20.5% 줄었다. 그러나 올해 누계 매출은 3%가량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과 백화점 간 상품 구성 차이가 외국인 고객을 백화점으로 이끄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명품·잡화·기초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면세점과 달리, 백화점은 패션·뷰티·리빙·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두루 갖추고 있다. 면세 쇼핑을 마친 외국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백화점 상품에도 관심을 나타낸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외국인 매출(올 1~5월)을 살펴보면, 패션 브랜드(78.1%), 색조화장품(88.9%), 식품(101.3%) 등 상대적으로 면세점에서 찾기 힘든 상품군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 특히 고객 절반가량은 '밀탑', '다정한 떡볶이', '삼송빵집' 등 특색 있는 식음료(F&B)를 구매했다.

조광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판매기획팀장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픈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무역센터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10%를 넘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면세점 간 공동 마케팅도 고객 증가에 한몫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또는 면세점에서 구매한 외국인 고객에게 각각 면세점 할인권과 백화점 할인권 등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원거리 지역에서 매장을 찾는 내국인 '원정 쇼핑족'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면세점 오픈 이후 6개월간 무역센터점의 지역별 매출을 보면, 1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 매출이 지난해보다 6.8% 늘었다. 경기도 과천(14.7%), 안양(11.5%), 성남(10.8%), 수원 광교(9.9%) 등 주변에 대형 면세점이 없으면서 무역센터점에 접근이 용이한 경기 남부지역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면세점이 고객을 백화점으로 불러모으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집객력이 좋은 매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무역센터점이 있는 삼성동 일대는 국내 최대 '강남권 복합환승센터',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등 굵직굵직한 호재들이 많아 앞으로 국내외 고객들에게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백화점과 면세점의 시너지를 통해 무역센터점을 글로벌 쇼핑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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