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열 전 사장, 김상효 전 실장, 김기택 전 상무는 혐의 인정

▲ 이석채 KT 전 회장.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이석채 전 KT 회장이 재판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딸 등을 부정하게 채용한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 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혐의를 다투는 취지"라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상·하반기 대졸·고졸 KT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김성태 의원의 딸을 포함해 총 11명을 부정 채용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물어 업무방해죄(형법 314조)로 기소됐다.

재판 후 이 전 회장의 변호인은 "구체적으로 부정행위 등을 지시했냐는 사실과 관련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법리적으로는 사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이렇게 넓게 인정할 수 있나를 두고 다퉈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회장 측은 "청탁받은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비서실에 준 적은 있지만 해당 지원자 성적이 조작되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며 "이 전 회장이 전달한 명단 가운데는 불합격자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성태 의원의 딸에 대해서는 "청탁도 받은 적 없고 보고도 받은 적 없었으며 그의 딸이 KT에 다녔는지도 몰랐다"고 관련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이 전 회장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게 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분 사장,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 김기택 전상무보 등은 이날 변호인들과 함께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변호인을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김성태 의원의 딸이 서류전형과 적성검사를 건너뛰고 그 다음 단계인 인성검사부터 채용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험 성적 조작해 최종 합격시키는 등 유력 인사들의 친인척인 지원자들을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도 받았다.

김 의원 외에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 뿐 아니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범도 전 의원, 이 사건 수사 책임자인 권익환 검사장의 장인 손 모씨 등도 지인이나 지인의 자녀, 친자녀 등의 취업을 청탁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청탁 대상자인 지원자들은 모두 결과적으로 최종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KT 상반기 대졸 신입공채에서 3명, 같은 해 하반기 공채에서 4명, 또 같은 해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 등 총 11명의 부정채용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서유열 전 사장은 이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6명을, 김상효 전 실장은 이 전 회장과 서 전 사장의 지시 등을 받아 5명의 부정채용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 전 회장 등의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3일 한 번 더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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