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보험업계에도 펫보험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펫보험은 병원비가 발생하면 보험사에서 일정 비율을 보험금으로 주고 나머지는 보호자가 부담하는 실손보험 형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4월 반려묘의 실질적 의료비를 평생 보장하는 업계 최초 장기 고양이보험 출시했다. 이외에도 삼성화재 '애니펫', 한화손보 '펫플러스', DB손해보험 '아이러브펫' 등 다양한 펫보험상품이 출시된 상태다.

하지만 국내 펫보험 시장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보험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 시장의 연간 보험료(2017년 기준)는 10억원 규모(2638건)로 일본의 펫보험 시장 규모 5000억원의 0.2%에 불과하다. 가입률도 0.02% 수준에 그친다.

이처럼 펫보험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요인으로 업계 관계자는 동물 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보험사가 펫보험에서 부담할 진료비를 추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려동물은 동일한 진료를 받아도 병원별로 청구하는 비용이 다르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보험연구원은 "동물병원 치료비가 표준화되지 않는다면 손해율이나 보험료, 보험금 등을 추산해 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보험개발원은 이런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의 자료와 국내 통계를 기반으로 분석한 참조순보험요율을 발표했다. 일부 손보사들이 출시한 펫보험은 이 참조요율을 따르고 있으나 국내 펫보험 가입률이 지나치게 적어 해외 통계가 국내 상황에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등록률이 미비한 점도 펫보험 상용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보험사는 진료받은 동물이 보험에 가입된 동물인지 식별이 어렵고 주인이 동물 나이를 속여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손보사는 이러한 과잉·허위진료, 이중계약 등을 막기 위해 반려견 보험에 비문인식 도입을 추진한다.비문은 코의 무늬로 사람의 지문처럼 반려견의 개체를 식별하는 역할을 한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며 미등록된 동물 진료를 정확하게 하고자 도입을 추진하는 것.

반면 업계 관계자들은 비문이 사람의 지문과 다르게 해가 갈수록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펫보험 비문인식 도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나 진료비 표준화, 등록활성화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국내 펫보험 시장 활성화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