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 회피 도운 혐의, 러시아 금융제재 발표

▲ 이미지=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평양으로 가는 날 미국은 북한에 대화 메시지와 제재 성명을 동시에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오후 2시경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를 제재한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미 재무부가 정조준한 러시아 금융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는 북한 조선무역은행과 연계된 중국 내 회사에 은행계좌를 열어줘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재 대상은 러시아 회사지만 조선무역은행 및 연계된 중국 내 회사가 제재의 그물망에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오늘 북한을 방문하는 시 주석에 대한 미국의 ‘뚜렷한’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즉 다음주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담판을 벌일 시 주석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에는 무역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는 동시에 북한에는 협상 의향을 타진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최근 북·중·러가 결속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이들 세 국가를 향한 공통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 재무부는 지난 3월 21일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대북제재를 발표하고 나서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제재가 불필요하다는 공개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번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에 변화가 왔을 가능성도 추측할 수 있다. 즉 시 주석의 갑작스런 방북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관은 추가적 제재 쪽으로 기울지 않았냐는 것이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날 오전 10시경 워싱턴DC의 싱크탱크 행사에 참석해 기조강연과 질의 응답에 응했다.

이 본부장은 강연에서 제재가 '만능해법(Magical solution)'이 아니라며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나 곧바로 재무부가 제재 단행을 발표하는 껄끄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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