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15개 공기업 해외법인 가치 분석...작년연말 기준 2조1616억원 손실
가스공사, 호주 GLNG사업 등 투자손실 1조8401억원으로 ‘최대’...석유공사 1562억원

▲ 자료=CEO스코어 제공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국내 주요 공기업이 설립한 해외법인의 가치가 지난 2년 새 2조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시절 해외자원 개발에 나섰던 에너지 공기업들의 손실 후유증이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36개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중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주요 경영지표를 공개한 15개 공기업의 97개 해외법인의 가치를 분석한 결과, 2018년 기준 취득가액은 23조4187억원으로 2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해 1조86억원(4%) 감소했다. 장부가액은 11조1368억원으로 무려 3조1701억원(22%)이나 줄어들었다.

기업별로 보면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 공기업 가운데 가스공사의 부실 후유증이 두드러졌다. 가스공사는 2018년 취득가액이 2년 전에 비해 1713억원(3%) 줄었는데, 장부가액은 2조114억원(39%) 급감하며 이 기간 금액상 손실 규모가 1조8401억원으로 가장 컸다. 특히 호주 GLNG 사업에서 1조99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가스공사와 함께 이명박 정권 당시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석유공사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56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앞서 발생한 손실을 감안하면 석유공사의 손실규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조2072억원에 달한다. 특히 석유공사가 해외석유개발을 목적으로 추진한 해외법인 투자 가운데 ‘Harvest Operations Corp.'(4조3858억원), ’Dana Petroleum Ltd'(1조7094억원) 등 2곳은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각각 1조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우라늄 자원개발로 인한 손실 규모가 컸다. 한수원은 2018년 취득가액이 2016년에 비해 1억3400만원 증가했지만, 장부가액은 909억원 감소했다. 그로 인한 차액이 910억원에 달했다. 손실의 대부분은 한전으로부터 인수한 우라늄 광산 개발 사업으로부터 발생했다.

광물자원공사(687억원)도 지난 2년간 5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이어졌고, 석탄공사(33억원), 남동발전(12억원), 남부발전(10억원)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 장부가액 증가액이 취득가액 증가액 보다 많은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동서발전, 서부발전, 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조폐공사, 중부발전, 한전KPS는 취득가액과 장부가액 증감 규모가 동일했다.

한편 지난해 적자 규모가 가장 큰 해외 법인은 광물자원공사가 룩셈부르크에 출자한 'Kores Lux S.a.r.l'로 4134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석유공사의 'Harvest Operations Corp.'(3230억원), 'Offshore International Group'(1028억원)도 1000억원 넘는 순손실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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