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일축하'에 감사편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 재차 강조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재회 시점에 대해 구체적 시일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관해 이야기해줄 수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그저 멋진 편지가 오갔다"며 "그는 내 생일에 관해 아름다운 편지를 썼다. 여러분 알다시피 지난 주 내 생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멋졌다고 생각한다. 그저 두 통의 우호적인 편지들이었다"이라며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라고 김 위원장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했다.

대통령은 '(친서에) 추가 만남에 대한 언급은 없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아마도 있었을 수 있다(maybe there was)"고 답한 뒤 "그러나 여러분 알다시피 어느 시점에(at some point) 우리는 그것을 할 것(회담을 할 것)"이라고 북미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정상 간 협상에 대해 여운을 두면서도 구체적인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아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점이 곧 실행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에도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아주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면서도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질문에 "(회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이 아니라) 추후에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미측은 최근 실무협상 미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통해 '유연한 접근'을 언급하면서 북측에 대화 재개를 제안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에 적잖이 당황한 미국측은 '유화적 태도'를 비춤과 동시에 비핵화 조치 없이는 북·미 협상 재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전날 전화 브리핑에서 29∼30일 방한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한 만남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남북 접경지인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정상의 만남을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북미 정상간의 만남이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7일 서울에 먼저 도착하는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 기간 동안 북미간 실무접촉이 전격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전혀 배제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그들(북한)은 그에 앞서 실험을 매우 많이 했다. 그들은 탄도 미사일 실험을 했고 핵 실험을 했다. 그리고 포로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많은 안 좋은 일들이 있었다"며 "이제 인질들이 돌아왔고 포로들이 돌아왔다. 오래전 전사한 우리의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가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는 오바마 시절과 비교하면 훨씬 다르다"며 오바마 시절에는 대북 정책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과 한 인터뷰에서도 친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가 "생일축하 편지였다"며 "나는 그에게 감사 편지(a thank you letter)를 보냈다. 나는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관계는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을 앞두고 북측에 대한 '올리브 가지'를 계속 내밀고 있는 가운데 방한 기간 DMZ를 찾아 지척에 있는 북한의 김 위원장을 향해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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