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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승부수 통할까삼성전자 '파운드리' 승부수 통할까
파운드리·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새 먹거리'로 10년간 133조원 통큰투자
세계1위 도약에 '사활' 성공가능성엔 의견분분
미중 무역갈등 여파 세계1위 대만업
  • 이욱신 기자
  • 승인 2019.07.01 15:46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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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라 향후 10년간 133조원의 대규모 장비·시설 투자를 통해 오는 2030년 파운드리 부문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구상 아래 파운드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 EUV 생산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주력부문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과 수요 급감으로 올해 급격한 실적악화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뛰고 있다.

10년에 걸쳐서 130조원이 넘는 대규모 금액을 투자해 오는 2030년 파운드리부문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삼성의 야심찬 계획에 대해 시장에서는 그 성공가능성을 놓고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와의 관계를 놓지 못하는 기회를 이용해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의 대규모 주문을 받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대규모 통신칩·GPU(그래픽처리장치) 수탁생산에 특장점이 있는 TSMC를 넘어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라 향후 10년간 133조원의 대규모 장비·시설 투자를 진행해 오는 2030년 파운드리 부문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야심찬 구상 아래 파운드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견인했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재고는 늘어나는 가운데 가격은 떨어져 올 들어 실적이 급전직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전자제품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삼성전자 DDR4 8GB(기가바이트) PC4-21300 D램은 개당 3만원선에 거래됐다. 지난 1월 초 6만원선이던 가격이 반년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지난해 4월 최고점 9만9270원에 비해선 70% 하락한 수준이다.

기업간 거래(B2B) 시장도 가격이 약세이기는 마찬가지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이날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2달러로 한달 전 3.75달러에서 0.5달러 가량 빠졌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 8.19달러와 비교하면 60% 이상 낮은 수치다.

자연스럽게 오는 5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전망도 어둡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각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54조702억원, 영업이익 6조296억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17조5700억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이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가 하반기에도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다운사이클(하락)은 여전히 초입 단계"라며 "시장에서는 4분기부터 D램 판매가와 영업이익률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요 업체들의 재고가 쌓여 있는 데다 메모리 생산 업체들이 지난해까지 생산력을 늘려 놓았던 터여서 가격경쟁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조절을 함과 동시에 비메모리 부문 강화를 위해 D램과 유사한 공정인 CIS(CMOS 이미지 센서)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2019년 하반기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삼성전자가 노후화된 D램 장비를 활용해 CIS 증설을 지속하고 있다"며 "CIS는 삼성전자 제품군에도 탑재되기 때문에 큰 리스크 없이 지속해서 성장해 3년 뒤에는 업계 1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은 소니가 49.9%로 1위이고 삼성전자는 19.6%로 2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 차이는 큰 편이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업계 최초 6400만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을 공개하고 올 하반기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혀 본격적인 소니 추격에 나섰다.

특히 소니의 이미지센서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로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하면 소니 역시 타격을 입지만 삼성은 자체 스마트폰 카메라 수요가 있는 만큼 도약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말 1분기 실적 발표에 이어 진행된 컨퍼런스콜(경영설명회)에서 '생산라인 최적화(Optimization)'라는 표현을 써 가며 D램 일부 라인 공정을 개선하고 생산품목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지난 5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했는데 이미지 센서는 2030년 이전에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퀄컴에 집중된 파운드리 주문도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고객군을 넓히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49.2%로 1위를, 삼성전자가 18.0%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글로벌 파운드리 8.7%, UMC 7.5%, SMIC 5.1% 등의 순이다. 이 순서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런 판국에서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TSMC가 화웨이와의 연결선을 끊지 않으면서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인텔, 엔비디아, IBM 등 주요 팹리스의 차세대 칩셋를 수주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정치적 변수 외에 삼성전자는 TSMC가 먼저 시작한 7나노 공정에서 EUV(극자외선 노광)를 선도적으로 적용하며 다양한 솔루션과 낮은 생산단가로 팹리스 업체들의 수요를 잡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타도 TSMC'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우선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삼성의 당초 계획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팹리스 업체들이 TSMC와의 관계를 끊고 모두 삼성으로 물량을 돌렸을 때 현재는 삼성이 이를 다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업체들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도 이전 메모리 반도체의 사례에서 보듯이 시장 업황에 따라서 생산라인 증설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하는 삼성에 대한 팹리스 업체들의 경쟁의식과 TSMC의 대응 투자도 삼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시켰다 하지만 애플 등은 여전히 자사 AP기술 유출을 우려해 삼성에 발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하면 TSMC 또한 내년 5나노 공정 양산 등 대응 투자를 함으로써 기술 경쟁력을 계속 확보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고동진 IT·모바일(IT) 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경영인(CEO) 3인은 사내 통신망을 통해 "지난해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현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감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와 성장 정체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임직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임직원들이 기술과 제품, 제조 등에서 기본에 충실해 업계 최고의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것과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가속화 해 성장 모멘텀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며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초일류 기업들은 위기를 도전정신과 혁신으로 극복한다. 삼성의 위기극복 DNA를 바탕으로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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