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업체 빠르게 시장 재편"
"국내 OTT 합종연횡 예상…콘텐츠 경쟁력 강화 투자 늘려야"

▲ 한국언론학회는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와 국내 OTT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성민 문화관광연구원 콘텐츠산업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이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가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이에 대응해 토종업체들이 합종연횡을 추진하면서 요동치는 온라인동영상(OTT) 산업을 정비하기 위해 규제법안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OTT뿐만 아니라 전체 방송분야를 통합한 규제 개편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언론학회는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와 국내 OTT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미국 배우 아담 샌들러 주연의 '머더 미스터리(Murder Mystery)'라는 영화는 소비자평가 사이트 IMDb에서 그리 높은 점수가 아닌 평점 6점을 받았는데 출시 3일만에 3000만 넷플릭스 고객이 봤다"며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넷플릭스가 텔레비전을 잡아먹고 있다'고 할 정도로 넷플릭스는 파괴적으로 기존 TV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며 현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아마존 등 이용자의 다양한 소비행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업체들은 이를 이용해 기존 방송사들의 광고시장을 빼앗아 오고 있다"며 "넷플릭스 또한 이에 대응해 기존 유료 플랫폼 외에 광고가 붙는 무료 플랫폼, 또는 저가의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맞설 것"이라고 향후 미디어 시장의 경쟁 행태를 전망했다.

이성민 문화관광연구원 콘텐츠산업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OTT는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 시청을 내용으로 한 커넥티드 서비스, TV, PC, 태블릿, 모바일 등 다양한 멀티 스크린, 주문형 비디오(VOD) 중심 서비스를 통한 비실시간 시청 등의 특징이 있다"며 "이런 특징을 감안하면 한국은 2009년 IPTV법으로 모바일과 TV스크린이 분리 되면서 멀티 스크린 현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만 빼고 사실상 IPTV가 OTT 역할을 했다"고 한국 OTT 시장의 특성을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자체 콘텐츠 제작보다는 IPTV에 넷플릭스라는 콘텐츠 강자를 얹는 연횡전략을 구사하면서 모바일과 TV의 분리가 융해되고 있다"며 "비슷한 방식으로 KT는 역시 외부 OTT 업체 왓챠플레이를 올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체 제작역량이 있는 CJ ENM은 내부 제작역량을 강화해 '티빙(tving)'을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지상파3사 '푹(POOQ)'과 자체 '옥수수'의 연계라는 합종과 넷플릭스 공급이라는 연횡책을 동시에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국내 OTT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부분에만 적용되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 보다는 한국 OTT 산업이 거쳐 온 역사적 맥락을 감안해 기존 방송 시장 전반을 재조직화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흡사 승차공유서비스 '타다'가 기존 택시업계를 파괴한다며 타다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기존 택시업계가 가진 규제를 없애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교했다.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 강화하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도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 및 지속을 위한 투자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재진 한국언론학회장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건전한 OTT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과제"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유튜브가 80%를 점유하고 넷플릭스가 빠르게 약진하고 있는 국내 OTT시장에서 토종업체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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