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 경제는 제조업 성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제조업은 국가경쟁력의 기반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런 현실이기에 제조업의 어려움은 한국경제 위기로 직결된다.

그런데 국내 제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 제조업이 지난 20년간 글로벌 성장 업종에선 점유율이 떨어진 반면 성장력이 떨어지는 쇠퇴 업종에선 오히려 상승하는 등 '산업 신진대사'가 역류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설상가상 주력 업종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데다 일부 업종에 대한 편중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제조업 기반 붕괴에 따른 '성장엔진'마저 식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학 두뇌들의 모임인 한국공학한림원의 우려를 귀담아 들어야겠다. 공학한림원이 최근 회원 261명을 대상으로 '한국산업의 구조전환'을 주제로 설문한 결과, 5명 중 3명(60.5%)이 제조업이 향후 5년 이내에 경쟁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대다수 응답자는 신(新)산업을 미래 주력산업으로 키우는데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 우리 경제가 앞으로 5년 안에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하면 10년 후엔 산업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은 누차 지적된 바대로 노동시장 경직과 투자·고용 부진(51%), 중국 부상 등에 따라 국제사회와의 기술격차 감소, 기업경쟁력 약화(74.3%) 등이 꼽히고 있다. 고도화에 나서야 할 산업군으로는 반도체와 통신, 디스플레이 등이 적시됐다. 일본정부가 4일부터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일부 소재 수출을 규제한 품목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산업고도화로 일본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이유다.

제조업 도약의 발판을 강화해야겠다. 제조업이 튼튼해야 산업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생명공학(BT) 등 4차 산업 혁명시대 유망업종도 그 하드웨어는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인 4차 산업혁명에 강한 선진국은 제조업과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잖은가.

제조업 육성을 통해 우리 경제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토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산업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이는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구축, 핵심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 거버넌스, 플랫폼 정부 구축, 신속하고 적극적인 규제개혁, 기업하려는 분위기 조성 등이 충족돼야 할 것이다. 획기적인 전략 변화를 통해 '제조 코리아'의 위상을 되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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