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들,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경쟁 치열
글로벌 AI 스피커, 아마존·구글 양강구도...중국 맹추격

▲ SK텔레콤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 '누구 네모(NUGU nemo)'. 사진=SK텔레콤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보는 스피커'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3년전 등장한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스피커는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면 현재 사용자가 정보를 직접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형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 보는 AI 스피커...국내 시장 경쟁 '치열'


3년 전 AI 스피커를 출시하며 음성 인식 경쟁에 돌입한 통신사들이 올해는 2세대 AI 스피커로 경쟁이 뜨겁다.

KT는 지난해 7월 '기가지니 호텔'을 내놨다. 투숙객이 화면을 보며 음성으로 룸서비스를 주문하거나 냉난방 온도를 조절하는 용도였다. 이 서비스는 전국 8개 호텔 700여 개 객실에 상용화됐다.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높은 호텔 특성에 맞게 영어 서비스가 가능하며, 중국어와 일본어 기능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기가지니 호텔을 사용한 이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KT는 지난 5월 11.6인치 화면을 장착한 가정용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선보였다. 기가지니 테이블 TV는 부엌, 침실, 서재 등에서 보조 TV 겸 AI 스피커로 활용할 수 있다. KT의 올레TV 셋톱박스 기능이 있어 탑재화면을 통해 올레TV의 모든 실시간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는 물론, 음악감상, 날씨확인, 일정관리 등 비서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누구 네모'를 공개했다. 어린이 놀이학습 5종을 기본 제공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의 모든 '키즈 VOD'를 지원한다. 어린이가 15㎝ 이내에 접근해 동영상을 보면 시력보호를 위해 동영상을 잠시 멈춘 뒤 자리를 뒤로 옮기라는 자동안내가 나온다.

음악 감상 시 노래 가사를 확인하거나 증권·환율정보, 운세, 지식백과 사전, 한영사전 등과 같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마블 팬을 위한 원통형 화면이 달린 'U+AI_어벤져스'를 공개했다. 대기화면에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4개의 캐릭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 외 블랙팬서와 닥터스트레인지 등 마블 히어로 캐릭터를 최대 20개까지 추가할 수 있다. 사용자가 “캐릭터 액션 포즈를 보여줘”라고 요청하면 AI 스피커 화면에 마블 히어로가 뛰거나 점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아이돌의 공연을 보여주는 ‘U+아이돌 라이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원하는 아이돌 멤버의 모습만 골라 볼 수 있는 'U+아이돌 라이브'는 공연영상 5300여 편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디스플레이 탑재 AI스피커 'U+AI_어벤져스'. 사진=LG

■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아마존·구글 양강구도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구글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위는 아마존(21.7%), 2위는 구글(18%)이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업체들이 가세하며 현재는 삼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바이두(15.8%)와 알리바바(14.1%), 샤오미(13.1%)의 점유율을 합치면 미국을 넘어선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북미와 유럽에서 지분을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7년 세계 최초 7인치 AI 스피커를 선보였다. 지난해 아마존 쇼핑몰과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영상통화도 가능한 10인치 화면의 '에코쇼'를 출시했다.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검색사이트 구글, 동영상사이트 유튜브 서비스를 바탕으로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갖췄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고 있다. 가장 앞선 음성인식 기능과 다국어 자동번역 기능이 강점이다.

최근 구글은 기존 '보는 스피커'에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보안카메라를 장착한 '네스트 허브 맥스'를 공개했다. 얼굴로 사람을 구분해 맞춤형 정보를 안내하고 외출 시에는 방범 카메라 기능도 한다.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AI 스피커 시장은 지난해 26억8000만 달러(약 3조원)에서 2023년 117억9000만 달러(약 14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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