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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 부품 국산화 쉽지 않아…외교적 교섭 노력해야""제품 생산성·가격경쟁력·특허권 등 측면 국산화 난망"
"'보여주기'식 맞보복·감정 대응보다 대화 의제 발굴해 정상회의로 풀어야"
  • 이욱신 기자
  • 승인 2019.07.10 15:50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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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연구원이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일본 경제제재의 영향과 해법 긴급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 정인교 인하대 교수, 배상근 한경연 전무, 허윤 서강대 교수,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 센터장. 사진=한경연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일본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관련 부품의 국산화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부품의 미세한 차이가 전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번 수출규제 사태가 해결되면 국내 부품사에 비해 경쟁력있는 일본 기업으로 수요가 회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 기업이 생산에 나설 유인이 적다는 지적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 회관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및 해법' 긴급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소재 수입 승인절차가 90일이 소요되더라도 허가만 된다면 반도체 소재 재고 소진과 생산량 감축 등을 통해 생산 체계를 유지할 수 있으나 일본이 승인자체를 불허할 경우 반도체 산업 전반의 차질이 발생한다"며 "반도체 산업 특성상 같은 스펙(양적 성능 지표)의 제품이라도 거래기업을 변경할 경우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공정이 불가능하거나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 대체 물질이나 대체 공급자로 100%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을 통한 대체 생산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완화될 경우 품질이 우수한 일본 제품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선뜻 증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일본에 100% 의존하는 프리미엄 핵심소재는 특허 이슈로 인해 국산화가 어렵다"며 "국내기업이 이번달 초부터 일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추가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센터장은 국내 생산차질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또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의실험을 통해 "한·일 무역분쟁은 관세부과로 대립하는 미·중분쟁과 같은 일반적 무역전쟁과 달리 상대국 핵심 산업의 필수 중간재 수출을 통제해 공급망을 붕괴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관세전쟁은 국내 기업이 대응할 여지가 존재해 0.15~0.22%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에 그칠 것으로 평가되지만 생산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게임은 국내 전·후방 산업효과 외에도 수출 경쟁국의 무역구조까지 변화시키므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훨씬 큰 분쟁 형태"라고 강조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수출규제로 반도체 소재가 30% 부족한 상황이 된다면 한국의 GDP는 2.2% 감소하는 반면 일본의 GDP는 0.04%로 피해규모의 차이가 크다"며 "한국이 수출규제로 대응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각각 GDP 3.1%와 1.8% 감소로 손실이 확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기업이 물량 확보에 실패해 부족분이 45%로 확대될 경우 한국의 GDP는 4.2~5.4%로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난다"며 "한국이 보복할 경우 한국과 일본 모두 GDP 감소하는 '죄수의 딜레마'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무역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 최대 수혜국은 중국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GDP 증가는 미미한 수준(0.03%)이지만 중국의 GDP는 0.5~0.7%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전기·전자산업의 경우 한국의 생산이 20.6%, 일본의 생산이 15.5% 감소하는 반면 중국은 2.1% 증가하게 돼 독점적 지위가 중국으로 전환될 것"으로 우려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산업무역 구조상 한국이 일본을 제압할 수 있는 한 수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맞대응 확전전략은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 대응에 지나지 않으므로 대화 의제를 발굴해 한·일정상회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또한 "일본산 불매운동과 일본 관광 자제 논의는 국민 정서상 이해되지만 효과가 불확실한데다 또 다른 보호주의 조치로 인식돼 일본 정부에 재보복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도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외에도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생태계 전반에 파급 효과가 미칠 것"며 "미·중 무역전쟁과 생산성 저하로 이미 성장이 둔화된 한국경제에 새로운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맞불 대응이나 불매운동 등 감정적 대응을 우선하기 보다는 기업 신용강등이나 성장률 저하에 이르기 전에 한·일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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