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전망이 '잿빛'이다. 밖으로는 세계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여진으로 수요가 줄고 있다. 경제 버팀목 격인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4일부터 TV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의 필수 재료 3종에 대한 한국으로 수출을 규제하고 나서면서 업계가 '초비상'이다. 일본은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품목 규제까지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성장률 전망이 내리막길인 게 경제의 어려움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019년 6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기업 심리와 이윤에 부담을 줬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에 적신호를 켠 것이다. 무디스의 지적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우리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직접 거론, 단기적으로 투자 등 내수에 부담을 주고 인건비를 높여 일자리 감소를 지적한 것이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2020년도 적정 수준의 최저임금 결정이 시급하다. 그러나 현실은 노사간 갈등 증폭이다.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서 노동자 위원 측이 올해 8350원보다 19.8% 오른 1만원을 제시한 데 대해 사용자 위원 측은 오히려 올해보다 인하해 8000원(4.2% 삭감)으로 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사용자단체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강조하고 있다. 사용자위원 9인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2년 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표되는 급격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강성 귀족노조, 악성 규제 등에 기업이 그로기 상태임을 직시, '최저임금 8000원' 결정에 나서길 당부한다. 11일은 '결단의 날'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