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플랫폼 노동과 양질의 일자리' 토론회
"노동 공급 효율성 높여" VS "'인간다운 삶' 보장되게 규제 필요"

▲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는 '플랫폼 노동과 양질의 일자리'라는 주제로 플랫폼 업계와 노동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플랫폼 노동이 확대되면서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비정규직의 확대, 4대 보험 등 사회보장의 부재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는 '플랫폼 노동과 양질의 일자리'라는 주제로 플랫폼 업계와 노동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경실련이 매주 수요일 저녁 진행하는 '4차산업혁명 시민포럼 아카데미'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열린 행사다.

이날 박준규 메쉬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플랫폼에서 노동 서비스가 거래되면서 이전에 거래되지 않았거나 비효율적으로 거래됐었을 노동이 거래 가능해졌다"며 "음식점을 예로 들자면 노동 수요자 입장에서는 점심, 저녁 식사 때만 바쁘지만 그 외 시간에도 그 시간 기준으로 인력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배달앱을 통해 필요한 시간에만 탄력적으로 노동 서비스를 공급받아 노동 활용의 효율성이 제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동 공급자 입장에서도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노동을 제공할 수 있어 개인 시간 활용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정미나 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도 "플랫폼은 디지털화를 통해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것으로 기존 정규직 대기업 일자리 노동자가 플랫폼 노동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직업소개소, 점조직 형태로 제공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플랫폼 업체로 유입된다"며 "이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이 제도화, 양성화되는 순기능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령 가사노동 제공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노동을 수요하는 곳의 가사 여건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안전한 노무 제공이 가능하고 노동 수요자 입장에서는 음성적, 다단계 거래에 따라 올라갔던 지불비용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성종 민주노총 산하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기획실장(플랫폼노동연대 대표)은 "플랫폼노동이 긍정적인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플랫폼 노동자들도 자기 임의대로 노동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주문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일하지 않으면 수입이 보장되지 않아서 기존 노동자와 마찬가지"라며 "일부 플랫폼 노동자들이 하루 15시간씩 일해서 한 달 900만원 넘게 받는 케이스도 봤지만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플랫폼 노동자 유형별로 '노동자성'이 강한 경우 4대 보험 등 사회보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일반 소비자들도 헌법과 국제연합(UN)이 권고한 세계인권선언의 원리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들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휴식권 보장이 안 되는 새벽배송에 대해 적절한 제한이 가해질 수 있도록 사회문화적 인식의 전환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광택 국민대 법학부 명예교수(경실련 4차산업혁명시민포럼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주로 경제부처가 주도하지만 독일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교육부가 중심이다. 이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는 사람이 중심이어야 한다는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며 "우리도 4차산업혁명으로 촉발되는 실업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실업 수당을 확충하는 한편 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빠른 시간에 취직할 수 있도록 재취업 교육을 강화하는 등 교육, 사회부처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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