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서울시 자건거 하이웨이 구축”…콜롬비아 보고타 '시클로비아'서 영감
“서울시, 세계 최고 자전거 천국될 것”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서울에 자전거 하이웨이를 구축하겠습니다.”
박 시장이 말한 자전거 하이웨이, CRT는 '간선 급행 자전거 체계' 정도로 해석된다. 간선 급행 버스 체계를 뜻하는 BRT에서 나온 말이다.
박 시장은 "기존의 자전거 도로망이 차도 옆 일부 공간을 할애하는 형태였다면 CRT는 차량, 보행자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자전거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도로 시설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자전거 간선망은 한강 자전거 길을 중심으로 한 동서축에 의존했다"며 "앞으로 남북축을 더해 막힘이 없는 자전거 도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제시한 서울형 CRT는 지상 구조물이나 도로 상부 등을 활용한 캐노피형 또는 튜브형,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기능할 그린카펫형 등을 포함한다.
캐노피형은 중앙버스차로 공간 위편이나 측면에 만드는 구조물이다. 튜브형은 한강 다리 또는 서울로 7017 등 기존 시설물의 하부나 측면에 자전거가 다니는 큰 튜브를 장착하는 것이다. 그린카펫형은 강남 등 비교적 공간이 충분한 곳에 자전거 도로와 함께 나무를 심어 자연 친화적인 형태로 만든다.
차로와 같은 높이에 있던 기존 가로변 자전거 도로는 현재 시가 진행 중인 도로공간 재편과 연계해 보도 높이로 올린다. 이에 따라 차도는 축소한다. 자전거 도로를 차로와 물리적으로 분리해 안전하고 쾌적한 이용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서울 자전거 생활의 중심인 한강 일대 교량을 활용한 자전거 도로망, 5개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도 조성한다.
문정, 마곡, 항동, 위례, 고덕강일 등 5개 도시개발지구에는 각종 개발사업과 연계해 총 72㎞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따릉이 대여소도 집중적으로 설치한다.
시는 올 하반기 3억원을 들여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용역을 거쳐 좀더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이르면 내년에는 상당 부분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사실상 대권 승부수와 다름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의 3연임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현재 연임의 최대 한계까지 도달한 박 시장에게 남은 서울시장 임기는 3년이다.
그동안 전임 역대 시장들은 전부 대형 프로젝트를 하나씩은 성사시켰다. 이명박 전 시장은 청계천, 오세훈 전 시장은 광화문광장으로 기억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자전거 하이웨이는 박 시장 이름으로 시행되는 최대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임기 내 마무리'를 의식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2년이면 충분히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전거 혁명을 통해서 서울을 자전거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보고타 시클로비아에서 자전거타기를 함께 체험했다. 박 시장 일행은 약 2㎞에 걸친 도로를 따라 보고타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했다.
보고타의 시클로비아는 사이클(ciclo)과 길(via)을 합친 단어다. 1982년부터 국경일과 일요일마다 보고타 주요 간선도로의 차량 통행을 막고 자전거와 도보 통행로로 만든다. 북부 5개, 중부 6개, 남부 5개 노선 등 총 120㎞ 구간의 도로를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롤러·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에게 개방한다.
홍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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