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갈등을 빚으면서 하반기 수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비판' 나와

▲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올해 일본의 수출 증가율이 올해 들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무역협회와 일본관세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본의 수출액은 5조8353억엔(약 6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8% 감소했다.

올해 일본의 수출증가율은 지난 1월 -8.4%, 2월 -1.2%, 3월과 4월 각 -2.4%, 5월 -7.8% 등 올해 들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7.4%에서 2017년 11.8%로 플러스 전환된 이후 2018년 4.1%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2019년 1∼5월 -4.3%를 기록하며 3년 만에 다시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3대 흑자국인 한국과의 갈등을 빚으면서 하반기 수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세계무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도 줄어드는 추세다. 2010년 세계수출액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10%였으나 거의 10년째 5%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2014년에는 3.69%까지 떨어졌고 2016년 4.07%로 반등했다가 2017년 3.99%, 2018년 3.75%로 감소했다. 올해 1∼3월 세계수출액 대비 일본 수출액 비중은 3.80%다.

이런 극심한 수출 부진에도 일본 정부가 주요 수출 대상국이자 무역 흑자국인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하면서 일본 현지에서도 '제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는 일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진보성향 언론인 아사히(朝日)신문은 지난 14일 '보복은 해결책이 아니다'는 칼럼을 통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는)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에도 피해가 되돌아오는 극약 같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한편으로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추가 규제 조치 가능성에 대비해 대일(對日) 의존도가 높은 품목 현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업계와 공동으로 반박 논리를 세우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4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동했다. 규제 대상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등 3개 품목이다.

이와 함께 한국을 우방국 명단인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며, 오는 24일까지 의견수렴을 받은 뒤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가 이뤄지면 해당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법령 개정 의견수렴 마감일인 오는 24일 이전 양자협의를 갖자고 요청하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백색 국가 제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일 실무자급 양자협의에서도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그간의 입장을 재확인 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이 백색 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민수품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일본 수출통제 목록'을 분석한 결과 비(非) 백색 국가가 되면 첨단소재, 전자, 통신, 센서, 항법 장치 등 1100여개 품목이 규제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탄소섬유, 공작기계, 기능성 필름·접착제·도료와 같은 정밀화학제품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도 자동차, 정밀화학 등 일본이 타깃으로 삼을만한 100대 품목을 따로 추려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김규판 선진경제실장은 "현재 거론되는 해당 수출규제 품목으로는 군사전용이 가능한 첨단소재(화학약품)와 전자부품(차량용 이차전지) 등이 유력하고, 일부 공작기계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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