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가격·쉬운 조리법으로 식당 대신 '간편식'
편의점·패스트푸드도 뛰어들어…보양죽도 대세

▲ 관련업계에 따르면 복날에도 직접 삼계탕을 끓여 먹기보다는 간편하게 HMR을 이용해 몸보신을 하는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롯데마트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영계를 안쪽까지 씻어 물기를 빼고 찹쌀과 수삼, 대추, 마늘을 넣고…센 불에 20분 정도 올려 팔팔 끓으면 중불로 낮춰 48분 정도 더 끓이고…"

'정성이 가득한 음식'으로 인식됐던 보양식이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인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바뀌었다. 지난 12일 '초복', 가정간편식(HMR) 삼계탕이 보양식 시장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면서다. 총 조리 시간이 2시간에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직접 만드는 삼계탕보다 냄비에 5분이면 완성되는 간편한 HMR로 고객의 마음이 움직였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복날에도 직접 삼계탕을 끓여 먹기보다는 간편하게 HMR을 이용해 몸보신을 하는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여름 복날 기간(초복·중복·말복)에 '백숙용 닭고기'와 'HMR 삼계탕'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5년에는 HMR 삼계탕이 6.8%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16.9%, 2017년 17.7%, 지난해 26.8% 등 매년 구성비가 증가해 올해 초복 시즌에는 30.2%까지 매출 구성비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HMR 삼계탕 매출의 경우 지난 2016년 복날 시즌 매출이 전년 복날 시즌 대비 127.3% 신장했으며, 2017년에는 12.1%, 지난해에는 67.0% 신장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삼계탕·반계탕'도 이달 첫 주 판매 실적이 일주일 전(6월 4주) 대비 60% 이상 확대됐다. 지난달 3주 차와 비교해서는 약 2.5배 늘며 복날이 다가올수록 뚜렷한 판매 증가를 보였다.

다양해진 식문화 트렌드에 따라 보양죽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본아이에프에서 운영하는 본죽의 올 초복 보양죽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14% 상승했다. 특히 초복 당일인 12일 전국 매장에서 판매된 보양죽은 약 3만 그릇. 이는 전주 같은 요일인 지난 5일 대비 52% 늘어난 수치다.

HMR 삼계탕 인기 비결은 단연 '짧은 조리시간'이다. 닭을 손질하고 삶는 과정 없이 바로 섭취할 수 있다. 식재료가 남지 않는 것도 1인 가구에겐 장점으로 꼽힌다.

외식 가격 대비 간편식 가격이 저렴한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삼계탕 외식가격은 1만4462원이다. 반면 시중에 판매되는 HMR 삼계탕 가격은 대부분 7000에서 1만원 이하다.

특히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도 HMR 삼계탕을 판매하며 보양식 문턱을 낮췄다.

GS25는 한영실 맞춤식품연구실과 손잡고 1등급 냉장 닭만을 사용한 프리미엄 보양식인 '유어스삼계탕1KG'을 공동 개발해 선보였다. 패스트푸드업계에서는 맘스터치가 '소중한 구구팩'을 지난달부터 재출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계탕, 냉면 등 여름 외식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는 증가하고 있다"며 "식당 못지않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올 삼복 유통업계는 간편식으로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맞벌이, 싱글족 등이 증가하며 국내 가정환경이 변화하게 되고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식습관이 크게 변화하며 큰 품을 들이지 않고도 보양식을 먹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났다"며 "처음 국내에 출시됐을 때 HMR에 대해 의심을 품었던 소비자들이 시간이 흐르며 상품을 접하는 기회가 늘어나고, 맛과 편의성에 신뢰를 점차 가지게 되면서 상품 구매를 시작한 것도 매출 증감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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