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부터 예·적금 금리 0.1∼0.3%p 하향 가능성 높아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하면서 시중은행들도 후속 조치에 분주한 모습이다.

예·적금 등 수신금리 상품에서 기본 금리 2%대는 사라지고 1%대 시대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예·적금 금리를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인하 폭은 0.1∼0.3%p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전에도 시중은행에서는 2%대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은 찾기 어려웠다. 이번에 추가 인하가 이뤄지면 본격적으로 연 1%대 금리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현재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의 1년제 기본금리는 최고 1.9%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기본금리 1.6%에 우대금리 0.11%p를 준다. KB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은 기본금리 1.65%에 우대 0.3%p, 'KB Smart 폰예금'은 기본 1.75%에 0.6%p의 우대금리를 준다.

우리은행의 '위비 슈퍼 주거래 정기예금'은 기본 1.90%에 최고 2.40%의 이자를, KEB하나은행은 'N플러스 정기예금'은 기본 1.80%에 최대 2.10%의 이자를 준다.

적금 상품은 1년제 기본금리가 최대 2.2%로 이자가 조금 후한 편이지만 차이는 크지 않다.

신한은행 '신한스마트 적금'은 기본금리 2.2%를 주고 별도 우대금리는 없다. 국민은행 'KB맑은하늘적금'은 기본 1.9%에 0.8%p 우대 금리를, 'KB 1코노미 스마트적금'은 기본 2.15%에 우대 0.6%p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위비 슈퍼 주거래 정기적금2'는 기본 1.40%의 금리에 최고 2.70%까지 이자를 준다. 하나은행 '급여하나월복리적금'은 기본 1.70%에 최고 3.0%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빨라야 다음달 정도 기준금리 인하를 점쳤던 만큼 각 은행은 '깜짝' 금리인하에 후속 조치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개별 상품에 적용될 금리를 계산하는 시뮬레이션 분석을 하면서 신상품 개발과 수수료 조정 등의 작업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종합적으로 거쳐야 하기에 일러야 이번 주 중후반에야 금리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현재 은행들의 속내는 좀 복잡하다.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수신금리를 조정하게 되면 당장은 '내줘야 하는 이자'가 줄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 자금 이탈을 가속할 수 있고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될 수 있다.

내년 이후 정부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가 강화돼 상대적으로 예금을 더 많이 조달해야 하는 은행들은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게다가 수신금리가 내려가면 이를 기반으로 산정하는 대출금리 역시 내려야 한다. 은행이 '받아야 하는 이자' 역시 줄어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수 있어 은행으로선 따져봐야 할 게 많다.

따라서 은행 간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인하 폭은 첫 '타자'가 내놓은 그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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