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 인하론 확산에 부동자금 꿈틀 전망…'채권' 투자 유망 분석
부동산 '미지수'·증시 '부정적'·금값 '강세'·달러 '주목'

▲ 1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증시와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에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37포인트(0.31%) 내린 2,066.55로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10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미중 무역갈등과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여파, 저금리 등의 원인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도 조만간 내려가 '한줌' 이자마저 챙길 수 없게 돼 탈출구를 찾아야 할 시기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 증시, 부동산, 금, 달러 등 여러 대안 중에서 채권이 가장 유망하다고 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가 지난 5월 말 현재 965조원에 달했다.

시중 부동자금은 3월 말 982조1000억원에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11월 말 932조4000억원까지 빠졌을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정기예금 등에 머물며 약간의 이자를 받고 투자처를 물색하던 이 같은 부동자금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본격적인 투자처를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채권은 금리가 내리면 가격이 올라 당장의 대안으로 꼽힌다. 하반기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어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은 올해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18조8000억원이 늘었다. 주식형 펀드가 5조원 가량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시는 부정적인 전망이 주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배경에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해 증시에는 호재다. 하지만 2014년과 2016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 경기 둔화 우려에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져 그 자체로는 부동산 시장에 '희소식'이지만 정부 규제가 워낙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자금이 쉽사리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은 여전히 '금값'이다. 지난 18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580원(1.07%) 오른 5만458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이틀째 경신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하면 가격이 오르고 통상 금리와 반비례해 가격이 형성된다. 올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내외 불안 심리가 고조되자 '금 사재기'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골드바 판매액은 4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1.3%나 뛰었다. 다만 금값이 단기 급등함에 따라 5월부터 금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달러 역시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최근 환차익을 노리기보다는 금융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는 움직임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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