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운조루 전경

[일간투데이 이성자 기자] 농협 구례군지부(지부장 정재헌)는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구례의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우리 국민의 일본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방학 및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휴가지를 걱정하는 분들께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에 위치한 운조루를 적극 추천한다.

운조루는 노고단의 옥녀가 형제봉에서 놀다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금환낙지(金環落地)의 형상이다. 금환낙지(金環落地)의 형상의 위쪽과 아래에 금구몰니(金龜沒泥)의 명당과 오보교취(五寶交聚)의 명당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실제로 조선총독부 호구조사 통계에 따르면 1918년 70호 350명이었던 인구가 148호에 744명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이시기 오미리의 인구가 늘어난 것은 명당의 영향보다는 운조루의 설립자인 유이주 가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이 큰 영향을 미쳤다.운조루는 운조루 유물전시관이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은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운조루의 가장 훌륭한 유물은 타인능해(他人能解)라 적혀 있는 원통형 뒤주 이다.

사진=운조루의 타인능해(他人能解)

타인능해는 쌀 두가마니반 정도를 채울 수 있는 원통형 뒤주로 운조루의 주인이 양식이 없어 힘들어하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설치한 뒤주 이다. 운조루의 주인들은 평균적으로 200여석의 쌀을 생산하였는데 그 중 매년 30여가마니가 타인능해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먹을 만큼만 가져가고 양보하며 일해 어려움을 헤쳐간다는 다짐을 타인능해를 보며 했다고 한다. 또한 운조루의 굴뚝은 매우 낮다. 높이가 채 1m가 되지 않는데 밥 짓는 냄새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하여 배고픈 이웃이 밥 짓는 냄새가 나면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을 배려한 것이다.

운조루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과 더불어 세심함이 담겨있으며, 현재도 운조루 소유의 전답과 입장수익(성인 1000원)등이 동네 노인들의 여행경비로 쓰여진다고 한다. 때문에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고난과 역경의 현대사를 겪으며 사라졌던 많은 부잣집들과는 달리 운조루는 마을사람들이 지켜내어 거의 원형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재벌들의 탈루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 조상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을 배우고, 조선의 고택과 때묻지 않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오미마을 운조루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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