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한국정책학회, '4차산업혁명시대의 예술' 세미나 개최
"정부내 부서간, 중앙-지방, 공공-민간 협력 체계 구축해야"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정책학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3층 다목적실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기획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기술 발달에 따른 문화소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정책학회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3층 다목적실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기획 세미나를 열었다.

임학순 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 예술정책의 방향과 이슈'라는 발제를 통해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기술을 예술 지원 정책의 중요한 요소로 적극적으로 인식해 예술가 및 예술조직의 디지털 역량 강화, 관객 개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에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위한 혁신과 연구개발을 활발하기 하고 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술을 산업적 측면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예술적 접근이 미흡하다"며 "다양한 기관에서 예술과 기술의 연계를 도모하기 위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예술 생태계 조성, 예술과 비예술간의 융합을 통한 연계, 소통, 성과공유, 협업체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술이 예술가 및 예술단체 등 예술현장 참여자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예술 경영 및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교수는 "먼저 예술가 및 예술단체, 예술 소비자의 기술 인식, 태도, 활용 실태 및 수요 조사를 통해 4차산업혁명이 예술의 창조, 유통, 소비 등 예술산업 전반의 가치사슬과 예술생태계의 자원순환, 혁신과 네트워킹, 이해관계자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히 분석해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 디지털마케팅, 기술전문가와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예술가 및 예술단체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리터러시(Literacy·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내 예술정책, 콘텐츠산업정책, 문화예술교육정책 부서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과학기술부서, 교육부서, 사회복지정책 부서 등 중앙정부내 관련 부서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간의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 4차산업혁명시대 중장기적인 예술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에 예술가의 적극적 참여을 유도하면서 포스트휴먼 사회에서 인간과 사회문제의 예술적 해결, 문화소외 계층의 해소를 도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을 흔히 'ABCD'라고 통칭한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 C가 중요하다"며 "C는 협업(Collaboration), 협동(Co-Work), 현금(Currency)가 될 수 있다. 페이스북 리브라 컨소시엄에도 음원업체 '스포티파이'가 참여하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산업기반실장은 "과학을 대중적으로 잘 소개하기 위해 연극인과 협업해 과학 버스킹을 진행했었다"며 "그 과정에서 어려운 과학지식을 연극인들이 소화해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표현해 낼 수 있도록 이들과 밤새 토론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어 "과학은 분과학문으로 발전해 왔지만 이제는 4차산업혁명을 맞아 융합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이 지식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자유롭게 상상력이 들고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은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럽에 비해 예술 시장은 3분의 1 규모인데 예술대학 졸업생은 3배나 많아서 유럽보다 성공하기가 열배는 어렵다고 한다"며 "자기만의 콘텐츠를 개발해 유튜브로 올림으로써 많은 광고수익을 얻는 유튜버를 보면 4차산업혁명시대가 예술가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은 "우리나라는 문과, 이과로 나뉘면 문과로 가는 순간 수학을 싫어하고 이과로 가면 예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며 "과학계와 예술계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통역자가 필요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며 문·이과로 분리된 현 교육체계에 대해 아쉬움을 표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문화예술계가 새로운 기술 변화에 대해 다른 나라가 대응하지 못할 때 선도적으로 나아간다면 새로운 예술 사조의 선구자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공공기관, 대학, 민간, 지자체와 열린 마음으로 협력해 예술가들이 ICT를 활용해 4차산업혁명시대 새롭게 전진하는데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