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물류업 노조, 日거부운동 동참

- "이마트 '아사히맥주 판촉'하다 '뭇매'… 유통업계 입김센 대형마트부터 앞장서야"
- 마트노조, 3사에 '日제품 판매중단' 요청

- 택배노조도 '유니클로'상품 배송거부 돌입 
- 국내 수입·유통 담당 기업까지 '불똥'
- 브랜드 넘어 일본산 원료 사용도 '눈치'
- 일각선 '무분별 혐오로 확산' 우려 목소리 

▲ 마트산업노동조합이 24일 오전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일본의 역사왜곡과 적반하장식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들에게 일본제품을 안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유수정 기자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반발하며 시작된 일본 보이콧이 소비자들의 제품 불매 운동에 이어 전방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내 유통·물류업 노동조합들이 앞장서 일본 거부 활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혐오로 번질까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보이콧(Boycott)이란 사회·정치적 이유에서 비롯된 항의의 표현 방식으로 특정 개인, 기업, 조직 및 국가 등과의 거래를 중단하는 자발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이날 오전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일본의 역사왜곡과 적반하장식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들에게 일본제품을 안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일본의 적반하장식 경제보복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에 마트노동자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동참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전국 대형마트 앞에 현수막을 부착하는 등 일본 제품 안내 거부 캠페인을 알리고 동참할 것을 호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일본 아베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문제를 삼고 사죄는커녕 경제보복으로 일관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사죄 없고 반성 없는 일본을 규탄한다”, “역사왜곡 경제침탈 일본 제품 안내를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통해 보이콧 동참에 대한 입장을 강력하게 표했다.

아울러 대형마트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본사 측에 매장 내 일본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기완 마트노조 위원장은 “국민적인 분노에 공감하며 한국마트협회 등 중소마트와 편의점 5만여곳은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판매대에서 철수시키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그렇지 못하다”며 “대형마트 3사 역시 일본제품의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나 최근 이마트가 ‘아사히 블랙(350ml)’ 제품을 6캔에 50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만큼 유통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형마트의 보이콧 동참이 더욱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마트 양재점에서 근무 중인 한 노동자는 “본사 측에서는 불매운동 전 기획된 행사라 미처 취소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며 “국민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결여된 이마트가 국민 정서를 읽지 못하다니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 역시 같은 날 유니클로 제품의 배송 거부를 선언하며 보이콧에 동참할 것을 선포했다.

택배노조는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니클로는 전범기인 욱일기 디자인을 지속해서 사용해온 대표적인 일본기업”이라며 “국민적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유니클로 배송거부 인증사진'을 시작으로 배송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든 조합원들의 택배차량에 일본의 경제보복 행위를 규탄하는 스티커를 부착할 계획을 전했다.

이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일본 보이콧이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서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을 넘어서 국내 수입·유통을 담당하는 국내기업에게까지 불똥이 튄 상황이다.

생활용품 판매기업인 다이소의 경우 일본 다이소산업이 지분의 34%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입방아에 오르내려 곤혹을 치루고 있다.

이에 다이소 측은 “국내에서 운영 중인 다이소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되는 한국기업이며 일본다이소는 배당금만 챙기는 투자회사일 뿐”이라며 “판매 제품 중 70%가 국내 업체에서 생산됐으며 일본다이소 매장과 동일한 상품은 3%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도 재일교포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자본을 유치한 점을 두고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는 것과 관련 “우리나라에서 설립돼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에서 운영한다”고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 같은 실정에 유통업계는 괜히 불매운동에 잘못 엮일까 노심초사하며 행보 하나 하나에 조심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일본과 연관된 기업을 포함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며 “일본 브랜드를 넘어 일본산 원료를 사용하는 국내 제품까지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 속 무분별한 혐오로 번질까 우려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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