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한미군사훈련 앞두고 '기싸움' 관측
리용호 외무상 ARF 불참 통보…대미 압박 수위 높여

북한이 25일 미사일을 발사했다.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북한 미사일 발사'라는 악재에 부딪쳤다.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하면서 북·미 관계가 다시 급랭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6·30 판문점 회동'으로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지만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한반도는 다시 긴장 상태로 급변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은 내달로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3일 새 잠수함을 시찰하는데 이어 미사일 발사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여가고 있다.

북한이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릴 예정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에 리용호 외무상을 파견하지 않기로 한 것도 미국에 대한 일종의 ‘어깃장’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ARF에 참석한다면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이 성사되게 되는데 북한은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폼페이오와의 만남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전면적인 대결 구도를 형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고위급 만남은 피하면서 도발하는 행보가 과거 양상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태도가 과거 대미 협상을 책임지던 외무성 라인의 협상과 맞물려 이뤄지고 있고 최근까지도 미국과 실무협상의 장소 및 시기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즉,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사안을 관철시키려는 하나의 전략으로 ‘미사일 도발’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최근 북한의 행보를 두고 실무협상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최종단계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 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상응 조치로는 무엇을 요구할지 등에 대한 방침이 명확하지 않아 장고를 거듭할 시간을 벌기 위해 '협상 지연'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달 한미 군사훈련이 종료된 뒤 북한의 ‘미사일 전술'이 ‘협상 전략'으로 바뀔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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