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까지 日 의약품 불매운동 동참…"일본 제품 먹지도, 사지도 말자"
”유니클로 이어 주류·화장품 등 판매율 급락

▲ 마트산업노동조합이 24일 오전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일본의 역사왜곡과 적반하장식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들에게 일본제품을 안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유수정 기자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열기가 점점 더 불타오르고 있다. 일본 여행 자제나 의류 등 유통 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의약품 분야로까지 확대되며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한국의 불매운동은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모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발언을 완벽하게 뒤엎은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불매운동의 가장 큰 표적이 된 유니클로의 경우 최근 매출이 26% 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여름 상품군인 ‘에어리즘’을 앞세우며 매년 매출 신장을 기록하던 유니클로의 매출이 3분의 1 가량 급감할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게 패션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나 최근 택배노동자들까지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를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매출 하락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류업계 역시 ‘4캔에 1만원’으로 업계 판매량 상위권을 지키던 일본산 맥주가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음에 따라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변동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사히의 경우 이미 지난해 국내 판매량에서 중국의 칭따오 맥주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이번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까닭에 2위 자리마저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실제 한국주류수입협회가 2018년 7월~2019년 6월 1년 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년 동기 판매량 1위를 차지했던 아사히는 칭따오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해당 기간 아사히는 판매량에 있어 0.8%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수입 맥주 시장 규모가 275만3732헥타리터(1 헥타리터=100L)에서 325만5351헥타리터로 18.2% 성장했고, 칭따오의 판매량이 13.9%나 증가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이번 불매운동의 영향이 장기화 될 경우 '하이네켄'이나 '크로넨버그', '1664 블랑' 등에 2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현재 소비자의 개별적인 불매운동에서 넘어서 편의점은 물론 대형마트인 롯데마트까지 할인행사 제외 및 본사 차원에서의 발주 중단 등을 선언하며 일본 보이콧 확산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일본 화장품의 매출 역시 상당수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A백화점에서 이달 1~25일 SK-Ⅱ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고, 시세이도는 21%, 슈에무라는 1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B백화점에서도 SK-Ⅱ 매출은 19.4%, 시세이도는 10.5%, 슈에무라는 9.5% 감소했다.

C백화점에서도 SK-Ⅱ와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일본 뷰티 브랜드는 일본 제품이라는 사실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이미지나 내용이 담긴 광고판을 철수하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역시 지역약사회의 적극 동참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시약사회는 성명을 내고 “의약품의 전문가로서 정치적 갈등에 의해 빚어진 불매운동으로 국민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 사용에 차질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일본 아베 정권의 침략적인 만행에 공분을 금할 수 없다”며 불매 동참 의사를 밝혔다.

대신 이들은 국민들이 현명하게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대체 의약품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국내제약사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전북약사회와 경남약사회, 부산시약사회, 강원도약사회, 대전시약사회 등도 일본의 경제보복조치가 철회될 때까지 일본의약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동참하지 않은 지역의 약사들 역시 개별적으로 일본 제품을 판매대에서 치우거나 유통사에 반품했다는 점 등을 공유하며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큰 영향은 없는 상태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반품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안까지 겹치며 국민들의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일본 제품의 수입·유통사들이 대부분 국내 기업이라는 점에 있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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