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추모의 벽 건립"
北 김정은 위원장도 정전 66주년 맞아 참배

▲ '한국전쟁 참전용사 보은의 밤' 행사에서 조윤제 주미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메세지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행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다.

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가 이날 오후 워싱턴DC의 펜타곤 시티 쉐라톤 호텔에서 개최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보은의 밤' 행사에는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회장 폴 커닝햄) 회원과 가족,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이사장 존 틸럴리) 관계자 등 미측 250여명과 조윤제 주미대사 등 한국측 50여명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윤제 주미대사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제 삶의 뿌리가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깊이 연관돼 있듯, 한미동맹 또한 양국 국민의 우정과 신뢰 속에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진호 용사들이 연 혈로(血路)를 통해 10만5000명의 한미연합군과 10만여명의 피난민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었다"며 "그 피난민 중에는 제 부모님도 계셨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69년 전 참혹한 전쟁에 휩싸인 한국에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이 참전용사"라며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한국 국민들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고 감사했다.

이어 "참전용사들의 영웅적 전투는 1950년 7월 5일 경기도 오산, 스미스 특수 임무 부대의 치열한 교전으로 시작해 7월 14일 대전, 8월 3일 마산으로 숨 가쁘게 이어졌다"면서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최대의 대담함이 최고의 지혜'라는 사실을 증명하며 전황을 극적으로 바꾼 것도 참전용사 여러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참전용사 유해 발굴과 관련, "한국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과거가 아닌 오늘의 역사로 되살리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2022년까지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하는 일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추모의 벽은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한국전참전기념공원 내 추모의 연못을 중심으로 둘레 50m, 높이 2.2m의 원형 유리벽을 설치해 한국전에서 숨진 미군 3만6000명과 카투사 8000명 등 약 4만4000명의 이름을 새겨 넣는 것이다.

KWVMF가 건립을 추진 중이며 향군은 작년 9월부터 성금 모금운동을 전개해 모은 6억3000만원을 이날 기부했다.

행사에 참석한 백발의 참전용사들은 옛 사진을 꺼내 들고 회상에 잠기거나 함께 모여 사진을 찍는 등 '노병'들의 전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당초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었던 '참전용사 가족'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다른 일정 때문에 오지 못했다고 향군은 전했다.

펜스 부통령의 부친은 한국전 역사상 가장 치열한 고지 전투의 하나인 '폭찹힐 전투'에서 돌격소대장으로 용맹을 떨쳤던 에드워드 펜스 소위다. 그는 사투를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폭찹힐은 경기도 연천 비무장지대 천덕산 일대의 300m 고지를 가리킨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을 맞아 6·25 전사자묘인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6돌에 즈음해 7월 27일 오전 조국해방전쟁참전 열사묘를 찾으셨다"며 그의 헌화 및 참배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 주석)의 영도따라 비극적인 연대에 우리 조국을 존망의 위기에서 구원한 참전열사들의 불멸의 공헌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함경남도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와 22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함 건조시설 방문에 이어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이후 평양으로 귀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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