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 북상…티베트 고기압 약세로 작년 폭염엔 못 미칠 듯
행안부·지자체, 그늘막·무더위 쉼터 등 폭염대책 시행

▲ 이번주 장맛비가 그치면서 무더위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폭염대책도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7월 마지막 일요일인 28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를 즐기면서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이번주 한달 넘게 이어진 장맛비가 그치면서 무더위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폭염대책도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올해 티베트 고기압의 약세로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이 이날 오후 중부지방에서 북한으로 올라가면서 올여름 장마는 종료될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전국적으로 동시에 장마가 시작한 이래 32일 만이다. 장마가 끝난 뒤에도 집중호우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 당분간 국지적인 소나기를 제외한 비 소식은 없다.

기상청의 중기(열흘) 예보를 보면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맑거나 구름이 많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가 그치면서 수은주도 올라 장맛비가 올 때 25∼28도 수준이던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30∼33도일 것으로 예보됐다. 이 기간 남한에서 가장 무더운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4∼36도에 이를 전망이다. 폭염의 기준은 '낮 최고기온 33도'이다.

서울의 평년(1981∼2010년 연평균) 폭염 일수는 6.6일이다.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201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9년간 연평균 폭염 일수는 12.3일에 달했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의 경우 서울에서 평년 8.5일, 2010년대 들어 작년까지 9년간 연평균 17.8일 나타났다.

올해 들어 27일까지 서울의 폭염·열대야 일수는 아직 각각 4일·3일로, 29일 이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더위가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 수준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1일에는 강원도 홍천의 수은주가 41.0도까지 올라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도 같은 날 기온이 39.6도까지 올라 서울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장마가 끝난 뒤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며 "올해는 우리나라가 더운 기단 안에 들어가더라도 중간중간 비가 내려 폭염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깊은 관련이 있는 티베트 고기압의 상황도 다르다. 지난해에는 여름철 우리나라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은 가운데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워져 기온이 치솟았다.

올 여름에는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이 지난해에 못 미친다. 티베트 고원에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4월까지 평년보다 많은 눈이 덮여 있었는데 이 눈이 티베트 일대 기온 상승을 저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도 티베트 고기압이 발달하기는 했지만 지난해보다는 훨씬 약하다"며 "지난해에는 우리나라를 덮었지만 올해는 가장자리가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걸치는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통계상 우리나라 기온이 가장 높은 시기는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라며 "작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올해도 이 기간 가장 더웠다가 그 이후 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맞춤형 무더위 쉼터' 운영 등 폭염 대책 추진을 위해 특별교부세 35억원을 지원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맞춤형 무더위 쉼터는 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냉방기가 있는 체육관이나 주민센터, 강당 등에 텐트 등을 설치해 시원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서울 노원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특교세 지원을 통해 전국 774곳에서 맞춤형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다.

서울시는 횡단보도 그늘막 1706개를 설치하고 경로당, 복지관, 주민센터 등 3686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한다. 지난달부터 노숙인과 쪽방 주민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 21곳을 운영하고 7~8월에는 5곳을 추가해 모두 26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속버스터미널 등 5곳에서는 이동목욕차 3대를 운영한다. 각 구청도 무더위 쉼터 운영, 재난도우미, 노숙인과 쪽방 지역 현장 순찰, 취약계층 방문 건강관리 프로그램 마련 등 다양한 폭염 대책을 세워놓았다.

그밖에 부산시가 5억5000만원을 들여 그늘막 386곳, 쿨루프 498곳, 쿨링포그 14곳, 쿨페이브먼트 3곳 등 폭염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자체별로 다양한 폭염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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