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 구조물 70% 가량 불법 증축 드러나
지난해 일부 붕괴, 안전대책 제대로 안 이뤄져

▲ 사망 2명·부상 16명 등 총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사고는 불법 증축으로 인한 예고된 인재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고가 난 광주 서구 치평동 클럽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사망 2명·부상 16명 등 총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사고는 불법 증축으로 인한 예고된 인재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에도 복층 구조물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대형 사고의 위험이 높아졌지만 솜방망이 처벌과 제대로 된 안전대책이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해당 클럽은 지난 2016년 건물 1~2층 504.09㎡ 공간을 일반음식점 영업장으로 운영하겠다고 신고했다.

클럽은 1층과 2층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이 건물 내부는 층간 구분없이 개방된 형태인 하나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2층 높이의 상층부에서 라운지 바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양쪽 벽면에는 선반 형태의 복층 구조물( 108㎡)을 설치했다.

하지만 클럽 측은 2017년 12월께 복층 구조물 면적을 77㎡ 몰래 더 늘리는 불법 증축을 통해 실제로는 185㎡의 상부 공간을 만들어 사용했다. 불법 증축한 복층 구조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것은 천장으로 이어지는 용접된 파이프 2개와 1층 바닥에서 받쳐주는 파이프 1개가 전부였다. 1층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구조물은 매우 허술한 상태로 만들어졌다.

더욱이 클럽 측은 복층 구조물을 이용하는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아 손님들은 자유롭게 이곳을 오르내렸다. 이날 사고도 불법 증축한 부분 가운데 21㎡가 무너져내리면서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변이 발생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도 "복층 구조물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올라가면서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한 불법 시설물 설치를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사고 직전 23㎡(7평) 남짓한 붕괴 공간 위에 30여명이 모여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사고가 난 건물은 지난해에도 위험 징후가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됐다. 지난해 6월 10일 복층 구조물 일부가 떨어져 아래에 있던 여자 손님이 다치기도 했다. 당시 사업주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돼 벌금 200만원을 내야 했지만 파손된 부분만 보수했을 뿐 불법 증축한 다른 시설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손님들 역시 오래전부터 해당 시설물이 위태로웠다고 증언했다. 이날 사고를 직접 목격한 김모(32)씨는 "이 클럽을 가끔 왔는데 오늘 같은 일이 언젠가는 날 것 같은 예감을 평소 느꼈다"며 "클럽에 처음 왔을 때부터 위험해 보이는 구조물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2시 39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 내부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고 사망자에 대한 최초 검시 결과와 부검 결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클럽 공동대표 2명과 영업부장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안전요원 배치와 적정 입장객 수용 등 안전 기준을 지켰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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