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 Tech Review가 지난 26일 중국 항저우에서 2019년 가장 스마트한 50대 기업(50 Smartest Companies 2019, TR50) 순위를 공식 발표했다.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부가 지난 24일 전국 7곳에 기업 창업과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었던 핵심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신산업을 육성하는 규제자유특구를 지정,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내에 이들 특구내에서 400개 기업들을 유치해서 연 7천억원의 매출과 3천5백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규제자유특구는 기업 성장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키우겠다는 정책을 담고 있다. 각국이 특구를 지정해서 지역 성장과 기술 발전을 꾀하는 경쟁속에 정부도 만시지탄이지만 경쟁속에 뛰어든 셈이다. 승인된 특구계획은 강원의 디지털 헬스케어, 대구의 스마트 웰니스, 전남 영광의 e모빌리티, 충북의 스마트 안전, 경북의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부산의 블록체인, 세종의 자율주행 등 7개 지역과 사업이다.

문제는 기업들이 특구내에서 한발 빠른 제품으로 국내외 경쟁우위를 통해 성장발판을 지속 할 수 있느냐이다. 이같은 답은 미국과 중국에서 나와 있다.

요즘말로 신생기업 소위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업을 해서 일약 1조원대의 기업가치로 키운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중국 창업촌인 중관촌에서 경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 과학기술의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는 곳인 스탠포드대 앞에는 실리콘밸리, 칭화대 앞에는 중관촌이 있지만 우리 서울대 앞에는 창업이 아닌 공무원을 꿈꾸는 고시촌이 있다는 우스갯소리는 우리가 얼마나 규제 강국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특구를 지정해서 기업 경쟁력을 촉진시키겠다는 정책결정에 더해 특구내에서 추가로 규제를 풀어야 할 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점이다.

예를 들어 주 52시간 근무가 가능한 업종과 최저임금 적용이 가능한 업종은 유지하되, 24시간 연구에 전념해도 모자랄 업종은 기업들의 자율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이를 지원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신생기업들을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는 커촹반(科创板:Technology Board)같은 기술주 전용 주식시장을 만들어 이들 기업가들과 직원 그리고 투자자들이 수익을 공유하는 정책도 병행시키고 있다. 미국의 기술주 중심의 주식시장인 나스닥의 주가수익률(PER)이 40배+수준이지만 지난 22일 개장한 중국의 커촹반은 평균 PER이 128배다. 10억 이익 내는 기업이라면 미국 나스닥에서는 400억시총이지만 중국 커촹반에 가면 1280억이다.

중국경제금융연구소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서는 "24시간 365일 수고한 첨단기업가와 종업원들은 시가총액과 우리사주로 보장받게 해 중국의 커촹반의 개장으로 상장 첫날 25개기업 창업자 중 5명이 1조원 단위의 부호로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한국 신성장산업 정책은 중국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커촹반을 한국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커촹반은 중국정부가 지정한 6대 첨단산업만 상장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기업이 기업이익이 안 나도 상장시킨다. 기업규모에 따라 상장요건도 다르다. 정부가 규제도 확 풀었다. 감독원과 거래소의 상장허가도 필요없는 등록제다. 상장요건만 맞으면 주간사와 절차따라 거래소에 상장시키면 된다. 그리고 이런 첨단기업에 전용으로 투자하는 펀드상품을 만들어 놓고 시장을 개장한 결과다.

지난 26일 엠아이티 텍 리뷰(MIT Tech Reveiw)가 발표한 지난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혁신성 높은 50기업 중 2019년에는 중국의 화웨이를 1위로 꼽았다. 50위 중 중국계 기업들이 30%가 넘었다. 화웨이의 혁신능력이 세계 5G시장을 석권할만한 창의성과 혁신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이번 선정에 중국의 AI기업이 대거 들어갔다. 중국은 이젠 '인터넷+' 시대에서 'AI+' 시대로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기업의 신기술에 대한 적응력과 역동성·독창성을 평가기준으로 한 이번 발표는 그만큼 화웨이 기술을 인정한 셈이다. 미중무역전쟁의 상징처럼 보이는 화웨이를 미국이 걸고 넘어진 이유가 답이 나온다. 권투 경기에서 기술과 힘이 떨어지면 상대방이 공격하지 못하게 엉겨붙는 클린치작전으로 미국 기업들도 화웨이의 기술력 따라가기가 힘이 부친 적극적인 딴지걸기 일 수도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전통적인 제조업의 컨베이어벨트의 시대가 아닌 웹의 시대도 아닌 앱의 시대에 맞는 산업정책, 고용정책, 금융정책을 과감히 쓸 것"을 주문하면서 "무섭게 질주하는 중국과 그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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