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냉동피자 시장규모 32%↓, 틈새시장 공략하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

▲ 사진=신세계푸드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단순한 냉동식품으로 여겨지던 냉동피자 상품이 가정간편식(이하 HMR) 열풍을 타고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지만 외식업체를 대체하기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이에 냉동피자를 HMR 메인 상품군 중 하나로 손꼽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식품업체들은 침체된 냉동피자 시장의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푸드는 경기도 오산시 원동 소재 오산2공장에서 냉동피자 생산을 시작했다.

오산2공장은 자사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냉동피자의 생산시설 도입을 위해 지난 2017년부터 600억원을 투자했을 만큼 기대감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오산2공장 4층에 3150㎡(953평) 규모로 들어선 냉동피자 생산라인에서는 연간 1만2000톤, 금액으로는 500억원 가량의 냉동피자를 생산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가동에 앞서 냉동피자 신제품 23종의 개발을 완료한 것은 물론 식약처로부터 오산2공장 냉동피자 생산라인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도 획득했을 만큼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역성장 중인 B2C 냉동피자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 ‘베누(venu)’의 냉동피자 상품 론칭만으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함에 따라 B2B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두고 냉동 완제품과 반제품, 도우(dough) 납품 등을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상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 최저임금 등의 이슈로 인건비 부담이 큰 외식업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최근 하프앤하프 피자를 선호하는 외식 트렌드를 반영해 ‘고메 하프 피자’ 3종을 출시하고 정체된 시장을 활성화 한다는 구상이다.

그간 시중에 유통 중인 냉동피자 상품이 간편하다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피자 전문점보다 식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만큼 장시간 저온 숙성한 도우를 새롭게 적용했다.

이는 숙성과정 없이 제작된 이전 제품들과 달리 갓 구워낸 피자처럼 도톰하고 푹신한 도우의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시중 외식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지만 막상 토핑이 부실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피자 전문점에서 즐기던 메뉴를 구현하고 토핑도 원물감이 살아있는 재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에 앞서서는 첨단 패키징 소재인 ‘발열 패드(Susceptor)’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난해 11월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의 냉동기술 노하우를 제품에 접목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떠먹는 컵 피자’와 ‘프리미엄 피자’ 등 다양화된 제품군의 출시로 시장 확대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오뚜기의 경우 토핑 종류를 다양화한 신제품의 개발로 역성장된 시장 분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유통업체 역시 유명 맛집의 조리법을 그대로 구현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해외 인기 상품을 국내에 론칭하는 방식 등을 통해 냉동피자 시장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이태원 유명 피자 맛집인 ‘잭슨피자’와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수제 방식의 냉동피자 상품을 통해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유럽 냉동피자 식품기업 닥터오트커의 정통 미국식 피자 ‘빅아메리칸즈’ 4종을 국내에 단독 론칭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5월까지의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26억원) 32% 감소한 상태지만 장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상품”이라며 “식품·유통업체들이 각각의 생존전략을 찾고 있는 한편 협심해 침체된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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