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업체, 반도체 재고 충분…감산 영향 적어
5G 스마트폰, 제품 출시 ↑, 글로벌 2200만대 판매 전망
5G 시장, 기지국 증설 등 서비스 안정화가 관건

▲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이 미국에서 500만대 이상 팔리는 것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2200만대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월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를 찾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최초 5G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수출규제 조치로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도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올해 스마트폰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5G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기지국 증설 등 이동통신사의 서비스 품질 개선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능력을 올 4분기부터 줄이고 올해 낸드플래시 감산 규모를 당초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며 메모리 반도체 생산 규모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업계 3위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지난달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10%씩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을 부인하지만 업계에서는 생산라인 품목 조정을 통해 자연스런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주요 업체들이 감산 결정을 내린 것은 올해 반도체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재고가 쌓인 탓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국내 업체들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에 생산량을 늘리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 하반기 본격화할 5G 스마트폰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G 스마트폰 시장 보고서'를 통해 미국내 통신사들이 5G 커버리지(서비스 제공범위)를 확대하고 5G 단말기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올해 하반기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세계적으로 22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가 올해 5G 스마트폰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하반기에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폰 대전을 앞두고 이미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관련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올해 스마트폰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스마트폰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그렇게 되려면 많은 가정을 수반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그 부분까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반도체 수급에 큰 변화를 불러와 5G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IT산업 전체 생태계에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지금 수준에서 그 파급효과를 예상하기 힘들다"며 "다만 극자외선(EUV)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리지스트(감광액)이 계속 수출제한 돼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면 내년부터 EUV 공정이 들어가는 삼성전자 5G 모바일 칩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구매 가능한 5G 스마트폰은 LG 'V50'과 삼성 '갤럭시 S10 5G' 등 2종류다. 지난달까지는 5G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밀리미터파(mmWave) 서비스를 미국내 이동통신사 중 버라이즌만 제공해 5G폰 판매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요 이동통신사가 모두 5G 서비스에 나서 5G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될 여건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이 보고서는 또 애플을 제외한 삼성·LG·모토로라·ZTE·원플러스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올해 하반기내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5G 스마트폰 도입률이 상반기보다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내년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시장 확대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애플은 올해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G 아이폰은 2020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에는 아이폰 5G 출시와 함께 5G 스마트폰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성률 연구원은 "현재 제대로 된 5G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 LG, 화웨이 정도"라며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초기 시장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명섭 연구원은 "현재 5G는 비단일모드(NSA)여서 5G와 LTE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기존 LTE에 비해 고객들이 특별히 성능향상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기지국을 대폭 증설해 서비스 수준을 안정화해야 내년 1억대 생산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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