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첫 기준금리 인하
연준 금리 내리면 유럽도 금리 인하 가능

[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해지면서 세계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오는 30~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25~2.50%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2.00~2.25% 인하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세계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2월 이후로 10년7개월만이다. 연준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하면서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했고, 이후 양적완화(QE) 정책으로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받아들이면서 인하 폭 결정만 남았다는 반응이다.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0.25%포인트 하락 확률을 75% 내외로 반영했다. 나머지 25%는 0.50%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나 대세는 0.25%포인트 인하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 당국자들도 0.25%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 완화론자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하기 필요하다"면서도 "극적인 인하로 가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도 "금리인하는 완만하고 절제되고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반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폭적인 인하를 시사했다. 그는 "소폭의 금리 인하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경제는 '도미노 세계 침체'를 겪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최장기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들이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경제만 보면 금리인상을 해야할 정도다. 이에 연준은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기 위해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 경기둔화에 선제 대응하자는 '보험성 인하론'을 내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하론'을 뒷받침하면서 가장 큰 명분으로 글로벌 연계성을 꼽았다. 유로존과 일본 같은 선진 경제권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WSJ은 "연준 수뇌부는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연결고리가 과거보다 더 밀접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연준은 2008년 12월 제로금리 이후 2015년 12월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며 긴축 기조로 돌아섰고 이어 4차례 0.25%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올해는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계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의 기조 전환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FOMC 통화정책성명서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회견에서 추가 인하 신호가 어느 정도 나올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연준이 몇차례 추가 인하를 시사하느냐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당국도 인하 보폭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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