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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재팬 프리' 초강수…반도체 소재 모두 교체220여 가지 일본산 화학약품 국내·유럽 등으로 대체
  • 임현지 기자
  • 승인 2019.08.07 15:56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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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의 경제 보복 대응책으로 '탈(脫) 일본'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약 220여 가지 일본산 소재 화학약품을 국내산이나 유럽, 미국 등 제3국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자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린 판단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 들어가는 일본산 소재 화학약품을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및 해외 기업과 접촉해 실제 공정에 투입이 가능한 품질인지, 공정에 투입한다면 생산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도체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소재 생산 기업 여러 곳에 연락을 취해 일본 제품 대체재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협의가 상당히 진행돼 실제 생산라인 적용을 위한 테스트 단계에 돌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산 소재를 교체하겠다는 삼성의 원칙은 상당히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미국 지역 소재 업체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본에서 원료를 수입한 뒤 한국에서 가공해 삼성에 납품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삼성은 '재팬프리(일본산 배제)' 원칙을 제시하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지역의 소재 업체 관계자는 "유럽에도 원료가 있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 원료를 들여와 이를 가공해 납품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이득인데도, 삼성 측은 원료라도 일본산 소재가 섞이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라 본사에서 원료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조치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를 이유로 국제 분업 체계를 흔들고 있는 일본에 계속 의지해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어렵다는 삼성의 현실적 고민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수출 규제 조치 후 바로 일본으로 건너 가 소재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제3국을 경유한 수출까지 막는 일본 내 강경한 분위기를 보고 소재 탈일본 결심을 최종적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초 일본 방문 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 최고 경영진을 불러 모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일본이 수입 통제를 확대할 경우 반도체 부품은 물론 휴대전화와 TV 등 모든 제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지난 5일에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함에 따라 참석자 범위를 모든 전자 계열사 사장단으로 넓히고 긴급 대책 회의를 가졌다. 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 담당 사장단은 물론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의존도 0'에 나설 경우 대체 소재를 찾는 동안 생산량 감소 등 단기적 손실이 우려된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삼성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소재 교체 작업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 소재를 찾더라도 생산라인 안정화 작업 등을 거쳐야 해 국내 업체들은 그 기간 동안 생산량 감소 등의 손실도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소재의 탈 일본화 완성이 생산라인 안정화 등 장기적 관점에서 더 이득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후 소재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그 범위와 단계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소재 교체 작업이 최종적으로 언제 마무리 될지도 현재로선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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