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특성화계열폐지…경기상고에 흡수

▲ 덕수고등학교.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덕수고'가 문을 닫으면서 서울 특성화고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성동구 덕수고 특성화계열을 폐지하고 종로구 경기상고에 흡수토록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최근 특성화고가 인기가 하락하고 학생수 감소가 본격적화 되면서 덕수고는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교육청은 지난해 덕수고 이전·재배치 계획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교육 정책상 특성화계열은 2023년까지 현재 자리에 남겨 운영한 뒤 이후 다른 특성화고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덕수고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이 한 학교에 병존하는 '종합고'다. 하지만 이제 덕수고 인문계열은 2021년 3월까지 송파구 위례신도시 내 거여고(가칭) 설립 예정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송파구 위례신도시는 재건축·재개발로 지역인구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결국 위례 신도시로 학교 이전이 결정됐다. 덕수고의 이전은 도시의 특성과 학교 상황에 부합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덕수고가 폐교된 이유는 결국 특성화고 인기가 식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해 109년 전통을 지닌 학교지만 매년 미달 사태가 이어졌다.

덕수고의 특성화계열 3학년은 196명이지만 올해 입학한 1학년은 129명에 그쳐 전체 5개과 가운데 2개과는 1학년이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덕수고는 이미 미달사태를 만성적으로 겪고 있었다.

서울 70개 특성화고 중 절반이 넘는 38개교(54.3%)가 올해 신입생 모집 때 지원자가 모집정원보다 적었으며 작년 신입생 모집 때는 44개교가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급기야 특성화고들은 지난 5월 교육청에 학급당 학생 수 기준(학생배치기준)을 '학급당 20명'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고 교육청도 이를 수락했다. 특성화고 학생배치기준을 현재 '학급당 24~26'명에서 '학급당 22~24명'으로 2명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성화고 내년 신입생 모집정원은 올해(1만5502명)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성화고 신입생 미달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고 선호현상이 여전하고 ‘취업대란’시대에 고졸 취업 상황이 더욱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학생과 학부모의 ‘기피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한편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점도 문제다. 고등학생은 1990년 228만4000여명에서 작년 153만8000여명으로 30년도 안 돼 약 75만명 감소해 앞으로 특성화고 ‘신입생 가뭄’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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