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반적 생보사 전망 '흐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생명보험사의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생보사의 주력상품인 종신보험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기준금리 하락과 오는 2022년 도입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인해 자본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종신보험은 2010년 초반까지 CI(중대질병)보험과 함께 효자상품이었으나 금리하락과 GDP 성장률 둔화로 손해보험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종신보험은 판매 초기 신계약비 이연으로 책임준비금 적립부담이 없어 많은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가입 후 3~7년까지는 순보험료식 책임준비금 적립 증가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게 되고, 8~20년에는 준비금 적립부담이 종결되면서 손익이 원상회복되는 구조다.

이렇게 보험기간이 길고 특정기간이 경과하거나 납입이 완료된 경우 적립액 규모가 원금보다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신계약 유입으로 하락분을 상쇄해야 손익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저금리 기조로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하락하고 이로 인한 보험료 인상으로 종신보험의 신계약은 줄고 있다.

생보사는 하락하는 종신보험 신계약을 건강보험, 간편심사보험, 저해지·무해지 종신보험 등으로 만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건강보험은 언더라이팅 심사 과정을 완화해 유병자나 고령자 시장을 공략한 상품이다. 사회가 고령화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늘어날 수 밖에 없기에 고령자 시장은 현재 보험시장에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손해보험사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으로 상품경쟁력에 있어 손보사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생명보험의 판매 채널은 보유 FC비중이 60%이상인데 종신보험에 특화돼 있고 인센티브 체계도 종신보험에 유리하게 설정돼 있어 건강보험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금리하락으로 생보사가 보험료로 얻은 수익보다 고객에게 지급 해야 할 이자율이 높아 역마진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생보사의 수익을 더욱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13년 추정한 생보사의 이차마진율은 수입보험료의 연평균 성장률을 6%, 당시 시장금리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오는 2028년에서야 비로소 역마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9년 현재 수입보험료의 연평균 성장률은 6%수준에 근접하지만 금리는 2013년보다 훨씬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역마진이 해소되는 시기는 연기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오는 2022년 보험부채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해 적용하는 IFRS17 도입을 대비해 금융당국은 부채적정성평가(LAT)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LAT에 따르면 미래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 낮아져 준비금 적립 부담도 늘어난다. 이는 생보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해 NICE평가정보에서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기준금리 1.75%에서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3사의 부채 시가평가 규모는 14조2000억원 증가하고 LAT 결손금은 773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은행이 인하한 기준금리 1.5%기준으로는 부채 시가평가 규모는 24조원 증가하고 LAT결손금은 6조9000억원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IFRS17 제도의 도입은 수익이 초기에 집중돼 어찌보면 불완전판매가 높았던 보험상품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 부담은 초기에 비해 지속적으로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환경과 함께 전반적으로 하반기 전망이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그중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생보사 중 사전에 변액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수료중심의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이런 구조의 비즈니스모델은 제도변화에도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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