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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핵'보다 무서운 금융전쟁
  • 최종걸 주필
  • 승인 2019.08.13 17:22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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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서 인심도 나고 밥때문에 혁명도 일어난다. 바로 그 밥이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돈으로 통한다.

돈의 가격을 금리(金利)라 한다. 환율(換率)도 이 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돈의 가치는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 돈인 원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중국, 유럽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는다. 미국 달러화나 일본 엔화, 유럽연합(EU) 유로화 등이 전 세계 공용화폐인 기축통화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도 기축통화에 포함됐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금리와 환율이 그 나라 경제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각국은 금리와 환율을 때때로 중요한 경제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시대에 피와 같다. 내 몸속의 피가 탁하거나 멈추면 바로 각종 질병이 나타난다. 때문에 우리는 식이요법이든 어떤 형태로든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 우리가 건강관리 하는 것처럼 국가간 또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각국은 금리와 환율이라는 통화정책을 통해 그 나라의 경제정책을 관리한다.

금융시장에 가장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과 중국이 요즘 심상치 않다. 세계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부터 보이지 않은 기싸움에서 이젠 대놓고 기술, 관세, 환율에 이어 금리까지 동원 난타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중국을 글로벌 1위자리를 넘보지 못하게 싹을 자르겠다는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다 못해 이젠 금리와 환율 카드를 빼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dal Reserve Board FED, 이하 연준)가 자신과 행보를 같이 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환율절하로 관세폭탄을 무력화 시키는데 중앙은행인 연준이 금리를 시원하게 내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나 미국 채권가격을 똥값으로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는다는 푸념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발동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폭탄으로 인해 미국내 월마트를 포함한 시장에서는 중국산 제품가격이 일제히 올라 미국 서민들이 피부에 와 닺을 정도로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많아졌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선 가도에 좋지 않은 징조다. 서민들 지갑을 두둑이 해도 모자랄판에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동안 서민들 지갑이 얇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전략에 맞서 자국의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자국산 제품가격을 관세폭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려 하자 미국이 벌인 관세폭탄 전쟁이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꼴이다. 미국 국민들을 챙기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시진핑 주석인 셈이다.

글로벌 1위 미국과 이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글로벌 2위 중국간 패권다툼이 전 세계금융시장을 긴장속으로 몰고 있다.

지난 1998년 우리나라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달러화가 미국 은행을 포함한 투자자들의 일시 요구로 고갈돼 국가부도 사태를 맞이 한 적이 있다. 우린 그때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며 뼈아픈 내상을 입었다.

그리고 10년후 2008년 또다시 미국은 금리와 환율로 세계 금융시장을 뒤엎었다. 우리 은행들 및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던 미국 국채를 포함한 채권가격이 폭락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미국은 돈 한푼없이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주택담보부채권을 남발해 자국민들에게 주택을 구입하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채권을 찍어내 전 세계에 내다 팔았다. 미국 부동산시장이 거품으로 꺼지자 이 채권을 매입했던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투자자들 자산이 휴지조각으로 구겨졌다.

이후 미국은 종이를 달러화로 마꾸 찍어내 경기를 부양시키는 동안 중국이라는 무서운 후발주자가 턱밑까지 추격중인줄 깜박 잊고 있었다. 그 중국과 기술로도 안되니 이젠 금리 등 금융수단을 통해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최근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끝장내는 수순으로 금리, 환율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중 하나인 모건스탠리는 미국이 내년까지 6차례 금리인하를 단행, 다시 제로 포인트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돈을 풀어 경기를 떠받치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어떤 식으로든 제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몸을 지탱하게 하는 피처럼, 자본시장의 금리와 환율도 흐름이 꼬이거나 탁해지면 각종 질병이 동반한다. 세계의 맏형과 작은형이 벌이고 있는 싸움을 세계금융시장은 조마조마 지켜보고 있다. 다행히 지난 1997년 IMF구제금융이나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그나마 쓴 약이었다는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의 말이 미중간 금융전쟁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사전 예방약이 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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