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 될 것 확신"

▲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독립유공자는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제74주년 광복절을 앞둔 13일 생존 애국지사와 국내외 독립유공자의 유족 등 160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 행사를 갖고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제대로 예우하는 일은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정부의 책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공존·상생·평화·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 말했다.

아울러 "100년 전 선조들은 3·1 독립운동으로 자주독립 의지와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그 의지와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며 "3·1 독립운동으로 우리 국민은 왕정과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 국민이 됐고,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기어코 독립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당당한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됐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로 동북아에 평화·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국민의 자부심에 원천이 돼주신 독립유공자께 깊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양국이 함께해 온 우호·협력의 노력에 비추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국민들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의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초청하여 국가가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대대적으로 발굴·포상한 독립유공자의 유가족도 초청해 문재인 정부의 독립유공자 예우 의지를 나타냈다.

오찬 행사는 "진정한 광복은 평화를 품은 새로운 100년"이라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시작됐다.

특별 메뉴로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겼다는 음식인 대나무 잎으로 감싼 '쫑즈'와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 '홍샤오로우'가 제공됐다.

또한 각 테이블에는 독립운동 당시 사용되었던 태극기 6종을 꽃장식과 함께 배치해 오찬 행사의 의미를 살렸다.

오찬에는 생존 애국지사 아홉 분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이 초대됐다.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 등 해외 6개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특별 방한해 참석했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 여사도 참석해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안 의사 가족이 겪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던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도 참석해 노래 가사를 낭송했다.

'대한이 살았다' 가사에는 처참했던 수감 생활에도 불구하고 독립의 열망을 잃지 않았던 당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강인함이 드러나 있다.

특별히 뮤지컬 배우 홍지민 씨와 역사어린이합창단은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동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독립유공자 홍창식 선생의 딸인 홍지민 씨는 ‘말하는 대로’와 뮤지컬 '맘마미아' 중 ‘댄싱 퀸’을 열창했다.

홍창식 선생은 건국훈장 애족장(’90). 함북 학성 출신. 1943년 비밀결사 백두산회에 가입·활동하다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다 광복 후 출옥 했다.

정부는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재불한국민회 제2대 회장을 지낸 홍재하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한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 때 동포 간담회에서 소개했던 재불한국민회는 한국인 청년들이 1920년 프랑스에서 설립한 유럽지역 최초의 한인단체이다.

홍재하 선생을 비롯한 한국인 청년들은 막노동, 시신 안치 등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어렵게 돈을 모아 김규식 선생이 대표로 있는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거액의 독립자금을 지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아 생존 애국지사 33분께 보훈처를 통해 위문품을 전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함께 보낸 카드에서 "애국지사의 삶은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이며, 마주하는 오늘이고, 마음에 영원히 담을 미래"라고 밝히고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과 함께 마음에 새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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