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문제에 반일감정까지…지난달 판매량 ‘뚝’

▲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사진=혼다코리아).

[일간투데이 최형호 기자] 혼다코리아 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월 취임한 이지홍 신임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야심찬 게획을 밝히며 올해 1만1000대의 자동차를 팔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수포로 돌아간 모양새다.

오히려 혼다코리아는 상반기 실적 부진은 물론,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하반기 실적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국내 자동차 시장 진입 이후 지난 2008년을 제외한 2017년까지 국내에서 자동차 판매량 1만대를 넘겨기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1만299대를 팔며 국내 시장에서 혼다코리아의 점유율을 이어나갔으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7956대)을 올리며 22% 감소한 수치를 보였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지지부진한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2019년 7월 국내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차 브랜드 5곳의 국내 판매량은 6월보다 32.2% 감소했다. 특히 혼다 차량은 468대 팔렸는데 전달인 6월보다 41.6% 판매량이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여기에 하반기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판매 상승세세가 한풀 꺾이면 혼다코리아의 1만 대 판매클럽 재진입 목표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는 것.
애초 혼다코리아는 7월 판매량이 집계된 뒤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반일 감정’의 사회적 여론을 피할 순 없어 일단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경우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서다.

업계는 반일 감정이 더욱 확산될 경우 일본자동차 중에서도 혼다가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요타나 렉서스와는 달리 혼다코리아는 고객브랜드 충성도가 크지 않는 브랜드”라며 “그만큼 소비자들이 반일감정에 크게 동요될 수 있기에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기준 중고차시장에 나온 일본차 매물 수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은 혼다코리아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크지 않다는 반증이다.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SK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혼다 매물 수는 전달인 6월보다 40.2% 늘어난 359대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산 중고차 가운데 혼다코리아의 매물 증가세가 가장 큰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차시장에 혼다코리아 차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혼다코리아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그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간판 세단인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뿐만 아니라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반일 감정으로 인해 판매량 감소를 맞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5월 녹 결함 발생으로 CR-V 판매를 중단해 지난해 판매율에서 타격을 받았고 올핸 2013년식 어코드 2.4 차량 2000여 대 결함으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는 등 판매량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2.4 차량결함 관련 보고서를 늦게 제출해 환경부로부터 과태료 2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이에 업계는 자동차 상품의 특성상 8월에 불매운동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녹 결함 발생으로 CR-V 판매를 중단하게 되면서 판매량이 1만대 아래로 떨어졌다”며 “올해도 결함 문제는 물론 반일감정까지 겹치면서 1만대 판매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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