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는 아직 반영도 안돼

▲ 출처:겟티이미지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한일 갈등에 따른 일본여행 보이콧 움직임과 홍콩의 정국 혼란으로 한국인들의 단골 여행지가 모두 막히면서 여행 성수기임에도 주식시장에서 여행주가 1년 넘게 고꾸라지며 끝없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문제는 여행사 입장에서 일본과 홍콩 관련 부정 이슈가 아직 실적에는 본격 반영된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목표가를 낮춰 잡으며 보수적인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20일 증권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대표 여행주들이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며 1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여행주 중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4.1% 감소한 3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지난해 2분기 4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한 모두투어는 2분기 1억9000만원의 적자로 전환했다.

이러한 영향 탓에 작년 4월 2일 종가 12만8000원을 기록했던 하나투어는 지난 7일 종가 3만9000원까지 떨어졌으나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4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모두투어 역시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4월 2일 종가 4만3000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모두투어는 이후 쉼없이 하락하며 지난 7일 1만4100원을 기록한 후 반등하지 못하고 1만5000원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차증권 유성만 연구원은 19일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췄다. 그는 "일본 노선의 감소로 별도 부문 실적에서 약 9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어 "3분기에도 반일감정 악화에 따른 일본노선 감소가 지속되면서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두투어에 대해서도 목표가를 2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내리며 "일본노선은 한일관계 악화로 전체 비중이 20%에서 절반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연말까지는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못을 박았다.

그나마 하나투어는 면세점, 호텔사업 등 사업영역을 다변화해 피해를 조금이나마 분산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유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인천공항 터미널1 입국장 면세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연간 20억원 미만으로 영업적자를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투어가 보유한 합리적인 가격의 비즈니스호텔 사업도 인바운드(유입 여행객) 증가로 2분기 약 10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과거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연계 사업들이 위기시 안전벨트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과 홍콩 등 대외 이슈들이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일 감정이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7월 초부터이며, 여행업은 통상 고객들이 몇 달 전부터 예약에 들어가기 때문에 본격적인 악재는 3분기 이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20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미·중 무역 갈등 및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다수 제기됐다"며 "중국정부의 홍콩 무력 진압 시 자칫 제2의 톈안먼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여행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반일감정이란 쉽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이슈고 홍콩사태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단할 수 없어서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노선을 기획하거나 대체상품을 개발하기 쉽지 않다"며 "일본과 홍콩은 거리상 인접성, 인프라와 편리함, 쇼핑 등 여행객이 좋아하는 요소가 두루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 기업 한국법인 대표는 "올 가을 대규모 컨벤션 행사를 AP(아시아퍼시픽) 본사가 있는 홍콩에서 진행 예정인데 본사 차원에서 다른 지역에서의 개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러면 대규모 홍콩여행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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