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재판 이례적, 쑨양 두번째 주인공 '불명예'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도핑검사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의 수영 간판스타 쑨양이 결국 공개 재판을 받개 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일(현지시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쑨양과 국제수영연맹(FINA)을 제소한 사안에 대한 심리를 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CAS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중재하는 기구다.

하지만 공개 재판을 진행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1999년 아일랜드 수영선수 미첼 스미스 데 브루인과 FINA 간 분쟁 한 건에 불과하다. 따라서 쑨양은 두 번재 공개 재판의 주인공이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검사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중국 자택을 방문한 국제 도핑시험관리(IDTM)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쑨양은 자신이 고용한 경호원들을 동원해 혈액샘플이 담긴 도핑용 유리병을 망치로 훼손했다고 당시 목격자들은 밝혔다.

이에 따라 쑨양의 도핑 의혹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쑨양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중국수영협회는 쑨양에게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아 논란이 가중됐다.

중국수영협회는 “IDTM 직원들이 합법적인 증명서와 자격증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쑨양을 감싸는 모양새를 취했다. 국제수영연맹도 지난 1월 쑨양에게 실효성 없는 징계인 '경고' 조치만 했다.

그러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지난 3월 쑨양과 FINA를 CAS에 제소하면서 유야무야 묻히던 쑨양의 도핑 논란은 결국 수면위로 올라오게 됐다.

쑨양은 도핑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선수권대회에 출전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국제 대회에 참가한 다른 나라 선수단과 언론에서 비난이 이어졌다.

당시 언론의 집중 폭격을 맞은 쑨양은 직접 "CAS 재판 과정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쑨양의 요청에 따라 9월로 예정된 쑨양의 ‘도핑 재판’은 결국 ‘공개 재판’으로 변경, 재판은 9월 이후로 연기됐고 재판은 CAS 본부가 있는 스위스에서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CAS는 "예기치 않은 사정을 이유로 관련 당사자 중 한쪽이 심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며 "다른 쪽에서 이를 받아들였고 우리 패널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날짜를 확정하겠지만 10월 말 이전에 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쑨양은 2014년 5월 중국선수권대회 기간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혈관확장제 성분에 양성반응을 보여 중국반도핑기구(CHINADA)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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